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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동지 팥죽 한 그릇
2016년 12월 21일 (수)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jk7409@sjbnews.com
   
 
   
 
세상에서는 유능하고 활발한 사람이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망령된 사람이다. 에서는 장자권을 팥죽 한 그릇과 바꾸었다. 그는 사냥을 하고 돌아와서 허기질 때 동생 야곱이 이 때를 놓치지 않고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바꾸자고 꼬시자 과감하게 바꾸었다.
장자권은 아버지의 권위를 대신하고, 형제보다 두 배나 재산을 상속하고, 아브라함에 준 언약의 복을 상속받는 권리를 갖는다.
장자권이 팥죽 한 그릇 밖에 안 된단 말인가. 러시아는 미국에 알레스카를 720만불에 팔았다. 1,200평을 단돈 20원에 팔았으니 얼마나 잘못된 거래인가. 에서는 이보다 더한 사람이다.
오늘은 일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 동지(冬至)다. 동지는 글자 그대로 겨울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이처럼 동지를 기점으로 점차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풍속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날로 여겼다.
속담에 동지와 관련된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동지 지나 열흘이면 해가 노루꼬리만큼씩 길어진다’는 속담도 있고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도 있다.
첫 번째 속담은 말 그대로 동지가 지나면 해가 조금씩 길어지는 것을 노루꼬리로 비유한 것이다. 두 번째 속담은 추운 겨울 몸을 움츠리고 있던 각종 푸성귀들이 동지가 지나면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마음을 가다듬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옛말에 ‘동지날 팥죽 한 그릇은 일년 열두 달 보약보다 낫다’란 말이 있다.
팥은 붉은 색인 태양, 쌀은 지상에서 나는 곡식 중의 으뜸으로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을 상징한다.
새알심은 흰색으로 하늘을 상징하고, 둥글게 빚어 원을 만드는 것은 수많은 행성을 뜻한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니, 생명의 원천으로 팥죽을 절기에 맞게 먹으면 생명의 연장을 하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옛 사람들은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동지를 24절기 중 가장 큰 명절로 즐겼다.
전통사회에서는 흔히 동지를 작은 설로 여기고,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했다. 이 날을 계기로 하지가 될 때까지는 낮이 다시 길어지기 때문에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로 여겼다.
옛말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 라는 말이 전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웬지, 동짓날 꼭 팥죽 한 그릇을 챙겨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지 않나?
동지를 맞아 팥죽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예원당에서 ‘겨울, 동지맞이 송년국악잔치’ 공연을 갖는다. 공연과 함께 선착순 650명에게 팥죽과 신년달력 나눔 행사도 마련된다.
진북문화의집도 이날 오전 10시 ‘진북생활문화제’를 마련한다. 인근 지역 주민, 생활문화예술 동호인 및 회원을 비롯, 전주 시민들을 초대해 공연, 전시 행사를 가지면서 동지팥죽을 나눠 먹는다.
다사다난했던 2016 병신년(丙申年)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 한해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들썩이면서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악몽의 해였다. 다가오는 2017년 정유년(丁酉年)에는 닭의 다섯 가지 덕을 잘 새겨 나라의 기운이 새로 솟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을 나누면서 척진 사람은 없나 둘러보고 올 한해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지팥죽 먹고, 잡귀야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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