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 목 20:04
> 사설·칼럼 > 전북의 창
     
[전북의창] 아프더라도 살을 도려내라
2016년 12월 29일 (목) 황 현 전북도의회 의장 APSUN@sjbnews.com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토대다. 뿌리가 튼튼해야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지방분권도 활성화된다. 이런 의미에서 지방자치제의 성패는 지방의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동안 지방의회는 전문성과 자질,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겸직금지와 영리제한 범위확대, 윤리강령 및 행동강령조례 제정 등 의회의 전문성과 청렴성 향상을 목적으로 말이다. 지방의회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부정부패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라는데 동의했기 때문에 수용했다.
지방의회는 부활 이후 그렇게 25년을 달려왔다. 회를 거듭할수록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의회의 감시와 견제 역시 강화됐다. 그 결과 행정의 문턱은 낮아지고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행정에 반영됐다.

그런데 일부의원의 자율성 침해를 두고 존재가치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의회가 없다면 갈수록 복잡·전문화 돼가는 행정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무엇인가. 무조건적인 비판에 앞서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위해선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 권한은 제한하고 책임만 주어진다면 의정활동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행정서비스 역시 거꾸로 갈 것이다. 지방의원들은 회기 비회기 할 것 없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역주민을 만나 다양한 민원을 접한다. 경로당시설 개·보수부터 마을도로 개설, 농로정비 등 요구도 각양각색이다.

이 같은 사업을 재량껏 추진할 수 있도록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예산이 편성됐다. 최근 동료의원이 구설수에 올랐다. 잘잘못을 떠나 유감이다. 그러나 의원이 개입할 만큼 행정력이 허술하지 않다. 예산은 절차에 따라 집행된다. 동료의원을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다. 허점이 있다면 고치거나 바꾸면 된다. 일부 의원의 자율성 침해를 전체인양 싸잡아 비난하거나 무조건 없앤다면 의회의 존재가치가 무의미하다. 선거 때 표를 의식하거나 선심 쓰기 위한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지역 곳곳의 주민을 만나면 그 필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지방의원들은 도정과 교육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한 일도 해야 한다. 마을공동체의 숙원사업 말이다. 행정에만 떠넘길 수는 없다. 행정기관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소규모사업을 지방의원이 챙기지 않는다면 기약이 없다. 때문에 이러한 예산이 존재한다. 생활현장에서 대민접촉이 빈번한 의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과 함께 집행부를 견제하고 의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 그리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래야 성숙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

해외연수도 그렇다. 예산은 묶어두고 외유성이라며 비판한다. 책임만 주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고 없애버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선진행정 도입은 결과적으로 도민들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다. 자주 해외로 나가야 한다. 단, 효율성을 강화하면 된다. 이에 우리 도의회는 다각적인 연수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실을 기하면 된다. 이처럼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데도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된다. 의회는 지방자치의 한 축이다. 채찍질도 중요하지만 바로설 수 있도록 당근도 필요하다.

우리 도의회는 연말 홍역을 치렀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했던가. 본연의 의무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전혀 보장받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지방의원 스스로 자존을 지키지 못한 일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자성의 기회로 봐야 한다. 의회는 주민을 대표하고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다.
병법에 고육계가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잘라내야 할 때가 있다.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해선 이를 감내해야 한다. 때로는 고통이 기쁨이 될 수도 있다. 고통이 심해져 극에 다다르면 또 다른 기쁨이 찾아오듯 내가 아끼는 것을 버리고 포기했을 때 새로운 살이 돋아날 수 있다는 역설이다. 그래서 조직이나 개인이든 어느 순간 과감하게 고통을 감내하고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아프더라도 살을 도려내라. 생존을 위해서.
황 현 전북도의회 의장의 다른기사 보기  
ⓒ 새전북신문(http://www.sjb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제휴안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소: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728번지 새전북신문 | 대표전화:063-230-5700 | 구독안내:063-230-5712
제호:SJBnews | 등록번호:전라북도 아00058 | 등록일자:2012년 03월13일 | 발행·편집인:박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오성태 | 종별:인터넷신문
주식회사 에스제이비미디어는 새전북신문의 자회사입니다.
Copyright 2006 새전북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PSUN@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