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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음식은 짜지만 인심은 싱거운 전북
2017년 01월 11일 (수)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jk7409@sjbnews.com
   
 
   
 
쌉쌀함과 감칠맛이 독특한 전주 ‘고들빼기김치는 양반이 아니면 못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급 김치로 사랑받아 왔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이 풍부한 고들빼기는 고채(苦菜), 또는 약사초라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이뇨작용과 위 기능 강화, 산성체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전주의 김치는 맵고 맛이 진하며 고들빼기김치 등 별미 김치가 많다. 전주 김치는 고춧가루와 젓갈을 많이 쓰고 간이 세며 맛이 진하다. 김치 양념으로 통고추를 갈아서 많이 쓰고, 젓갈과 찹쌀풀이나 밥을 갈아서 섞어 빛깔이 진하고 감칠맛이 있으며, 김칫국물은 적은 편이다. 특히 반지, 고들빼기김치, 파김치 등이 특별히 맛이 있다.
예로부터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를 ‘4불여’(不如)의 고장으로 일컬어왔다. 양반이 아전만 못하다는 반불여리(班不如吏), 기생이 통인만 못하다는 기불여통(妓不如通), 배맛이 무맛만 못하다는 이불여청(梨不如菁),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안주만 못하다는 주불여효(酒不如肴)가 바로 그것이다. ‘주불여효’는 천하에 알려진 소문난 명주라 하더라도 전주의 여염짐이나 주모들이 내 놓는 안주맛을 따르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같은 표현들은 전주의 음식이 오래전부터 유명하였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서 전주가 음식의 고장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한다. 전주의 가장 큰 지리적 특성은 산간지대의 산물과 평야지대의 산물이 모두 모여 교환되는 ‘결절지(結節地)’라는 것이다. 전주 음식과 관련된 내용이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제문 중에 남아 있다. 이규보는 전주의 지방관리로 내려와 성황제를 보고 다음과 같은 치고문(致告文)을 남겼다. ‘삼가 채소.과일과 맑은 술을 제소로서 성황대왕의 영전에 제사 지냅니다. 내가 영전에 이 고을에 부임하여 나물 끼니도 제대로 못하였는데, 어떤 사냥꾼이 사슴 한 마리를 잡아와서 바치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가 이 고을에는 예부터 매월 초하루에 저희들로 하여금 사슴 한마리와 꿩·토끼를 바쳐 제육(祭肉)을 충당하게 하고, 그런 뒤에 아리(衙吏)들이 공봉(公奉)을 받아서 주찬(酒饌)을 갖춰 성황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습니다’
우리 지역에선는 김치를 흔히 ‘지’라고 부른다. 배추김치는 배추지, 갓김치는 갓지, 파김치는 파지라고 한다. 전라도 김치의 종류는 약 30여 종이고, 계절마다 별미 김치가 있다. 전라도 김치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매운맛과 짠맛이 세고, 깊고 진한 맛이 난다.
김치에 쓰는 젓갈 전라도는 서해와 남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한 까닭에 젓갈의 종류도 아주 많다. 김치에는 새우젓, 황석어젓, 멸치젓, 잡젓 등을 많이 사용한다. 1월은 갓김치, 2월은 파김치, 미나리김치, 3월은 나박김치, 4월은 봄배추김치, 5월은 열무김치, 6월은 오이김치, 11월은 동치미, 김장배추 등을 들 수 있다.
전주의 대표적인 김치로는 고들빼기김치와 갓김치, 파김치를 들 수 있다. 고들빼기김치는 약간 쌉쌀한 맛이 매력적이며, 오래되면 독특한 맛이 난다. 요즘 재배되는 고들빼기는 쓴맛이 적어서 삭히지 않고 담근다. 갓김치와 파김치는 고들빼기와 같은 방법으로 담그는데 재료를 소금물에 삭히지는 않는다.
전북은 서해바다와 넓은 호남평야를 끼고 있어 예로부터 먹을거리와 인심이 풍부했다. 특히
전주는 서울, 개성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전북을 대표하는
전주음식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밑반찬과 젓갈음식이 많다. 음식의 맛과 특성은 ‘음식은 짜지만 인심은 싱겁다’라는 옛말과 같이 짠 듯 하지만 달고 인근에서 나는 풍부한 해산물과 넓은 평야의 오곡, 각종 산나물과 야채로 즐겨먹는 음식이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특히 젓갈, 김치의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우리나라의 김장문화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인 ‘김장문화’가 전 세계인이 함께 보호하고 전승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장문화에는 단지 음식의 장만뿐만 아니라 공동체 아이덴티티의 나눔이라는 상징적 정서가 숨어 있다.
김장문화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깊지만 이렇게 담근 김치가 실제로 몸에도 좋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김치가 조류독감과 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그 후 발표됐다.
일본 기무치의 경우, 김치처럼 자연 발효를 시키지 않고 사과산과 구연산 등 여러 가지 인공 첨가물을 넣어 부드러운 신맛을 낸다. 이는 젖산 발효가 일어난 뒤 자연스레 생기는 신맛을 일본인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파오차이는 재료들을 소금, 식초, 설탕, 바이주(白酒)로 섞어 만든 물에 담가 고온 발효시킨다. 때문에 저온 발효로 숙성시키는 김치와 달리 2~3일이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전주시가 명품김치산업화 사업단 창립총회를 열고 명품 전주김치 산업 육성에 힘을 모으고 있다. 명품김치 산업화 사업은 2017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모두 68억 원을 투입해 전주김치를 지역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김치의 과학적인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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