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말고 한 마리 더 주랑께" …설 앞둔 시골장에 흥정소리'왁자지껄'
"그러지 말고 한 마리 더 주랑께" …설 앞둔 시골장에 흥정소리'왁자지껄'
  • 공현철 기자
  • 승인 2017.01.25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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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명절 분위기 흠뻑, 인기 높은 코너 생선류와 청과류
▲ 군산시 대야면 대야시장이 설을 앞둔 21일 5일 대목장이 열렸다. 설을 맞아 고향에 찾아올 가족과 친지들을 생각하며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고르기 위해 추운날씨도 아랑곳 없이 발품을 팔며 물건을 고르고 있다. /오세림 기자
“큰놈으로 골라 줘, 그러지 말고 한 마리 더 주랑께”
오랜만에 북적이는 시골장터에서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의 흥정소리가 왁자지껄하다.
설 명절을 앞둔 21일 오전 군산 대야장터. 명절 준비에 나선 시민들로 온종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 사거리 일대는 차량까지 몰리면서 정체 현상이 일어나는 등 추석 특수를 제대로 보고 있었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에 시장 곳곳에는 모닥불을 지핀 상인도 많았다. 한 상인이 “불이 왜 이리 작아”라며 불평했다. 그러자 불을 피운 상인은 “타박하려 거든 저쪽 가서 장사혀”라고 받아쳤다. 투박한 대화지만 얼굴을 붉히기는커녕 밝은 표정만이 가득했다.
장터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코너는 생선류와 청과류였다. 차례상에 올릴 사과와 배는 진열대 전면을 차지했고, 식탁에 올릴 생선 역시 상인들의 분주한 손길에 다듬어졌다.
순간 구수한 냄새와 함께 ‘펑’ 대포소리가 들렸다. 뻥튀기가 만들어지는 소리다. 뻥튀기 기계는 불 위에 돌아가고 식사할 시간도 없다는 사장은 그릇을 들고 서서 국수를 먹고 있었다. 가게 앞에서는 ‘내가 먼저 왔다’며 작은 실랑이도 있었다. 상황은 “빨리 튀겨 줄게”라는 사장 말 한마디에 종료됐다. 그 옆에선 북어포를 뜨는 어물전 장사꾼의 손놀림이 바쁘다. 장사꾼 가족들이 모두 출동해 판매에 열을 올렸지만 어색한 몸빼를 입은 20대초 딸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사람들 발길을 잡는 것은 물품뿐만이 아니었다. 호떡과 꽈배기, 옥수수 등 먹거리로 자리 잡은 주전부리는 오고 가는 이들의 후각을 자극하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시장 안은 팔도 사투리가 오가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때깔은 괜찮은디~ 알이 작구먼. 이거 사들고 가면 할멈한테 혼나는디. 어이 동상, 그러지말구 몇 개만 더 올려봐봐. 그래도 명색이 대목장인디 인심 한번 더 써봐봐~.” 여기저기서 구수한 흥정이 끊이지 않았다.
수산물을 사러온 한 60대 여성도 “큰놈으로 골라 줘, 그러지 말고 한 마리 더 주랑께”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수산물 상인은 “아이고 이것도 엄청 싸게 파는건디 더 달라고 하면 난 남는 게 없지”라며 단호하게 맞섰다. 결국 협상은 1,000원을 깎아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시장 안은 장돌림의 넉살좋은 입담도, 구릿빛 촌로의 되받아치기도 정겹기만 했다. 경기는 예년 같지 않지만 그래도 흥겨운 표정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설날만 같아라’는 술렁임이다.
이날 장터를 찾은 90세 할머니부터 20대 초보 주부까지 모두 전통시장 분위기에 흠뻑 빠졌다./공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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