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고장 진안에 지난해 11월에 전국 유일한 가위박물관이 들어섰다.
진안 가위박물관은 마이산 북쪽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이산을 마주 보고 있는 가위 박물관을 번갈아 보니 마이산과 가위가 왠지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마이산과 가위박물관 조형물을 배경으로 두고 인증 샷을 찍은 뒤 가위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서니 출입문이 눈에 띠었다. 가위박물관답게 손잡이가 가위 모습이었는데, 이 세밀함이 가위박물관을 더 돋보여 주고 있는 듯 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세련돼 보이는 안내데스크와 PAUL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PAUL에 대해 궁금해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PAUL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위 브랜드 중에 하나라고 말해줬다.
전시실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1층 전시실은 '가위 그리고 역사, 과학, 인물, 문화, 예술, 전쟁'이라는 테마로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생소한 가위 형태가 이목을 끌었다. 이 가위는 양날이 있는 것은 일반 가위와 같지만 X자 형태가 아닌 U자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것은 양털 가위인데 가위 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한다. 양털 가위는 기원전 1,000년경 그리스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고려시대에 발견된 가위도 있었다. 진안 용담면 수천리 고분에서 발견된 가위인데 현재 가위 모습과 비슷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가위로는 초 심지를 자르는 용도로 쓰인 보물 제 1844호 금동 초심지 가위, 분황사 석탑 사리갖춤 중 가위도 전시되어 있었다.

△가위는 완벽하다.

가위 정의는 이렇다. 옷감, 종이, 머리털 따위를 자르는 기구. 날이 있는 두 개의 쇠를 교차시켜 가운데 사북을 박고, 지레의 원리를 이용하여 다리를 벌렸다 오므렸다하는 도구를 말한다. 서양에서는 헬레니즘 시대부터 존재하였고, 중국은 전한시대의 것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또한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가위는 수천년이 흐른 지금도 두 칼날이 교차하면서 자르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 쓰임새 또한 변하지 않았다. 가위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발명품일지도 모른다.

△진안 가위 박물관 현황

박물관은 지상 2층 연면적 550㎡ 규모로 한국과 동·서양의 희귀가위 등 1561점을 한데 모아 ‘가위의 역사’와 ‘가위와 인물’, ‘세계의 가위’, ‘생활가위’ 4개 테마로 구성했다.
가위의 역사 코너에서는 수천리 출토 철제가위 5점과, 중세시대가위, 동양의 가위, 양털가위 등 64점의 가위유물 전시되어 있다. 특히 가위와 인물 코너에서는 올가가위, 한나가위, 조지4세가 소장 했던 가위 등 인물과 관련 깊은 26점의 가위유물 전시되어 있다.
이 밖에도 세계의 가위 코너에서는 황새가위 15점, 포도가위 30점을 비롯하여 아편 가위 6점,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의미와 가치를 지닌 이슬람 캘리그라피 가위 11점 외 빅토리아 엔틱가위, 야전가위 등을 포함하여 416점의 가위가 전시돼 있다.
2층 전시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가위를 주제로 전시돼 있다. 주방가위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용가위, 미술공예시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예가위, 꽃·나무를 다룰 때 필요한 전지가위, 일반가위의 단점을 보완한 전동가위, 초심지를 자르는 초심지가위, 소중한 가위를 보관하는 가위집 및 가위관련, 액자, 시계, 액세서리 등 386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한편 진안에 가위박물관이 들어선 이유가 마이산 형상이 가위를 벌린 형상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점과 용담면 수천리 용담댐 수몰지역에서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가위가 출토된 바 있어 가위박물관이 들어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