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안전 목청높이더니 되레 늘어

예산늘어도 사고는 급증, 목청만 큰 헛구호

세월호 참사 이래 안전은 온 국민의 화두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도내 학교 안전사고 발생률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는 물론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까지 팽목항을 방문하고, 이런저런 행사와 안전을 목청껏 높인 전북교육청이라서 의외다. 학교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일은 뒷전인 채 목소리만 높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북도내 학교 안전사고 건수는 지난 2011년 3,508건, 2012년 4,133건, 2013년 4,098건, 2014년 4,664건, 2015년 4,902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학생 1,000명당 학교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2015년 기준 중학교가 24.8건으로 가장 높았다. 한마디로 전국에서 학교 안전사고가 가장 많다는 뜻이다. 고등학교(18.9건)와 초등학교(17.2건), 특수학교(12.4건), 유치원(10.2건)이 뒤를 이었다.
발생건수 자체가 늘다보니 학생 1,000명당 안전사고 발생건수 역시 느는 추세다. 지난 2011년에 비해 중학교는 86%(13.3건)늘었고 고등학교 50%(12.0건), 초등학교 48.2%(11.6건), 특수학교 35.1%(10.9건), 유치원 3%(9.9건)가 증가했다. 이런 수치라면 늘었다는 표현보다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이런저런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 사고가 늘었으니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수도 있다. 한데 전북교육청의 안전예산은 같은 기간 크게 늘었다. 도내 학교안전분야 예산을 보면 2013년 75억3,000만원에서 2016년 400억 원으로 32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기준 학생 1인당 학교 안전 분야 예산 배정액도 가장 많은 인천의 21만4,104원에 이어 15만8,170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2013년 대비 전북 477%나 늘어난 것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눈에 띄게 예산이 늘어난 만큼 학교 안전사고가 늘어난 것은 학교 안전의식이 낮거나 말로만 안전을 외쳤다는 증거다. 안전뿐 아니지만 어떤 일이든 말이 앞서면 그 내실이 적다. 전북교육청이 세월호 사고 이후 높인 목청을 보면 이처럼 안전사고가 잦을 수는 없는 일이다. 말과 시늉에 앞서 내실 있는 학교안전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