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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날라리와 범생이
2017년 03월 20일 (월) 양봉선(객원 논설위원) APSUN@sjbnews.com
날라리란 건방지게 남의 이목을 무시하고 아무데서나 눈에 띄게 깝신거리며 언행이 어설프거나 들떠서 미덥지 못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날라리는 원래 태평소(太平簫), 또는 호적(胡笛)이라고도 하는, 피리보다 혀(舌)가 작고, 끝에 깔때기 모양의 놋쇠가 대진 악기이다. 크기가 작지만, 국악기 중 특히 음이 높고 음량이 큰 악기로 군중(軍中)에서 어떤 신호가 필요할 때는 어디서든 아무 때나 주로 쓰였다고 전해 온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시조를 예로 들어 보겠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에서 ‘호가(胡笳)’가 바로 날라리이다.
소리가 크고 높으니까 통이 크고 눈에 띈다는 점이 연상되고, 날라리 소리의 곡조가 아무래도 북 소리나 징 소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부는 쪽이라 건방짐이 느껴진 데서 나온 말이라고 여겨진다.
요즘 젊은이들은 비공식적인 또래 집단을 만들어 날라리에 속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 말썽만 피우며 친구들과 날라리로 놀다 보면 분위기에 휩쓸려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망설이지 않고 하게 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들은 정서가 불안정하여 성실, 실력, 자격 등이 부질없다고 판단하며 사회적 역량에 미치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
범생이란 모범생에서 친근감 있게 '모'자를 뺀 말로써 ‘모범생(模範生)’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부모님이 원하는 모범생(模範生)들은 대부분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며 학업성적이 좋고 날라리들과 정반대의 행동을 한다. 졸업 후엔 좋은 직장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며 산다. 그러나 항상 맘속으로는 변신을 하고 싶어 하는데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하지만 긴 인생을 놓고 보면 모든 건 순간에 불과하다.
날라리에 속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많은 걸 잃게 되며, 한 때 날라리로 놀다가 마음을 다잡고 빠져 나오려 하면 그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톡톡 튀는 날라리가 될 수 없다면 매일 자신만의 개성과 성실한 범생이로 살아가는 것이 보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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