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 가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익산 출신의 김덕룡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이 19일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데 이어 이강래 전 국회의원 등 동교동계 전직 국회의원 및 국무위원 13명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문 후보를 접견하고 전격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이사장은 “나라의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ㆍ안보가 위중한 상황인데 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국민 대통합이 필요하다”면서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적임자가 문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국정에 직접 참여했고 많은 경험과 경륜을 갖고 있다”면서 “국민 통합을 하려면 연합 정치가 필요한데 제일 큰 정당을 이끌고 있어 누구보다 통합 정부를 만드는데 가장 적임자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김 이사장의 지지 선언에 대해 “과거 ‘3당 합당’으로 갈라졌던 민주화운동 진영이 다시 하나로 통합하게 됐다”면서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중도 보수까지 다 함께 할 수 있는 국민 대통합 시대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촛불민심은 대한민국을 더 진보적인 나라로 만들어달라거나 보수적인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달라는 것이고 이에 찬동하는 분이면 누구나 새 시대에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원 출신 3선 중진으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강래 전 국회의원도 이날 문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섰다. 이 전 의원은 장재식 전 산자부장관, 천용택 전 국정원장, 임복진 전 국회의원,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장관, 이근식 전 행자부장관, 나병선 전 육군중장, 배기선 전 당사무총장, 배기운 전 국회의원,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한영애 전 여성가족위원장, 조재환 전 당사무총장,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장관 등 13명 동교동계 인사들과 함께 성명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합과 통합의 정신을 실천하고, 민주 호남정신을 구현해 나갈 적임자는 문재인 후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분열을 가장 경계하셨다. 그러나 지금 호남은 안타깝게도 김대중 정신의 가치를 왜곡한 정치세력으로 인해 분열 속에 있다”면서 “이제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세력과 결별하고, 화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을 이어갈 문재인 후보와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해찬 문재인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중요한 시기에 문재인 후보를 위해 지지선언을 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회의장에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지만, 5월 9일 저녁에는 문재인 후보 사진을 걸겠다는 게 우리의 강력한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 강영희기자 kang@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