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광기와 욕망의 미친 사랑 노래

제이유창극발전소, 판소리극 모돌전 공연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7.06.18 19:32

판소리극 '모돌전'(대본 사성구, 연출 주호종)이 다음달 2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제이유창극발전소가 마련한 이 자리는 화려한 출연진은 물론이거니와, 판소리극의 참신한 테마들이 부재하는 상황 속에서 뜨거운 시선으로 이 시대를 은유하고, 켜켜이 쌓인 전통연희 판소리를 21세기 예술의 묵직한 화두로 녹여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창극에 대한 전혀 새로운 기쁨과 예술적 감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빅토르 위고의 1831년 작 '노트르담 드 파리'를 새로운 형식의 전통 판소리극으로 재탄생 시킨 이 작품은 판소리계의 슈퍼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제작 단계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제이유창극발전소 주호종 연출의 인연과 인맥으로 판소리계의 어벤져스들이 똘똘 뭉친 이번 공연은 판소리계의 영원한 프리마돈나 박애리가 사당각시 호란 역을, 신동에서 명인으로 거듭난 유태평양이 꼽추 모돌 역을, 매력적인 만능소리꾼 정민영이 주지 벽파 역을, 국악계의 아이돌 김준수가 미남 한량 최자 역을, 중후한 공력의 최호성이 땡초 곤조 역을 맡았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가 사성구 중앙대 겸임교수가 대본을 쓰고, 판소리의 신세계를 연 한승석 중앙대 교수가 작창을, 소리의 깊이를 이해하고 몸짓으로 표현하는 박성호 국립국악원 수석이 안무를 맡아 이 공연의 예술성의 방점을 찍었다.
국립창극단의 안방마님 유수정, 김금미, 나윤영의 가세는 이 작품에 안정감을 더한다.
'모돌전'은 고려 무신정권의 암흑기, 전주 모악산 금산사를 배경으로 하여, 광기와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 군상들을 통해 무엇이 암흑의 감추어진 주체이고, 무엇이 과연 거짓과 진실이며, 무엇이 진정 아름답고 추한지를 집요하게 파헤침으로써 그 예술적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작품이다.
사성구 작가는 “삭막한 시대, 메마른 시절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위대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섬광과 같은 빛과 울림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주호종 연출은 “프랑스가 억압의 중세를 파리광장의 대혁명으로 끊어냈듯, 대한민국은 촛불을 들고 지금 막 근대 격동기와 맞먹는 하수상한 난세의 터널을 지나쳐왔다”며 “'노트르담 드 파리'가 중세 암흑기를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고딕풍의 어두운 현실을 은유하고 있다면, '모돌전' 역시 무신정권이라는 암흑기를 배경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적 현실을 은유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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