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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윤리와 가치 지향의 시대,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2017년 09월 03일 (일) 백영규(전주시의원) APSUN@sjbnews.com

명견만리(明見萬里). 앞날의 일을 정확하게 내다본다는 의미다. 선견지명(先見之明)과 의미를 같이 한다.
한 공중파 방송에서 대한민국의 주요 명사들이 출연해 이 시대의 주요 아젠다를 다뤘던 이야기들을 엮은 책의 이름이기도 하다. 시대는 급변하고 있다. 그 속도에 제도와 생각, 가치 등은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책 명견만리에서 ‘착한소비’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각박하고 팍팍한 요즘 시대와 달리, 자신의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타심·利他心), 두레와 계 등 공동체문화의 DNA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 더 수긍이 가는 부분일 것이다. 이 때문인지 착한소비는 급변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대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평소처럼 소비활동을 하는 동시에, 기부도 할 수 있는 게 바로 착한소비다. 예를 들어, 다른 손님의 커피 값을 대신 지불해주는 그리스의 ‘서스펜디드 커피’ 등 ‘미리내’ 문화, 소외계층의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바라봄 사진관의 ‘촬영권기부1+1’문화, 기부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정 사회공헌단체에 지급하는 기부보험, 낡은 소방호스를 모아 가방을 만드는 파이어마커스, 공정무역 커피 문화, 공정여행, 간식을 나눠 먹는 ‘달콤창고’ 등이다.

착한소비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얻거나, 소비를 통해 남을 돕겠다는 게 목적이 아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공정하게 행동하고 타인과 교류하면서 공감하는 이타심, 인간의 본성을 발현시킨다는 가치의 문제다.

물론, 착한소비는 작은 불편이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경쟁하는 사회가 아닌 협력하는 사회, 이기적인 마음이 아닌 남을 배려하는 마음, 나의 이익이 곧 모두의 이익이라는 생각을 가치지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착한소비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강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착한소비, 공유경제의 붐 형성을 위한 움직임이 전주에서도 일고 있다. 그 첫 걸음이 청년들과 소외계층 등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추진하려는 반값 생활비 사업이다. 이를 위해서 전주시가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반값 생활비 사업을 왜 추진하려는 속 깊은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 확산이 더 필요해 보인다. 반값 생활비에는 착한소비를 아우르는 공유경제를 담고 있지만, 접근 자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착한소비와 공유경제에 담긴 속뜻을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성과 위주의 사업·정책이 되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사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두거나 허울뿐인 착한소비, 공유경제가 처음부터 발을 들여놓지 않게 해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운 주변이 더 보인다고 한다. 오랜 속담처럼 ‘콩 한 쪽도 나눠먹는다’는 그런 따뜻한 인간의 도시 전주가 됐으면 한다. 책 명견만리 내용을 빌어, ‘착한 움직임은 개인의 선행이 아니다. 윤리와 가치 지향의 시대, 우리는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를 모든 이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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