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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타샤(Tasha)의 방문기
2017년 09월 07일 (목) 최수희 번역작가 APSUN@sjbnews.com

우리 강아지 타샤(Tasha )는 나타샤 노마로프(Natasha Romanov )의 캐릭터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녀는 유일한 여성 복수자이며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이름을 날린 여성이다. 용감무쌍한 그녀에게서 영감을 받아 나는 우리 강아지의 이름을 타샤라고 지어주었다. 녀석도 용감한 강아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녀석은 무서울 정도로 나를 지켜주는 파수꾼이다. 작년 여름 운석이 떨어지는 광경을 보기위해, 난 내 친구 은하 남동생의 주택건설현장이 있는 산 위에서 타샤(Tasha)와 다른 녀석인 아담(Adam)그리고 은하(Enha)랑 야영을 했다. 곤란한 상황이 생길 경우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장소인 마을로부터 꽤 멀리 떨어진 허허벌판에서 우리가 잠을 자는 사이, 녀석은 밤이 새도록 불침번을 섰다. 유감스럽게도 녀석은 집에서 문이 꽝하고 닫히는 소리나 계단을 오르며 나는 하이힐의 똑딱거리는 소리에도 경계태세를 놓지 않는다. 캐나다에서 돌아와 강아지들을 집으로 데리고 왔을 때, 나는 녀석들과 산책을 했다. 타샤가 몇 번 넘어졌지만, 목걸이를 찬 채 고양이를 뒤쫓아 가다 줄이 세게 당겨지는 바람에 목이 죄여서 잠시 공기 부족으로 넘어졌다고 생각했다. 올해도 유성우(流星雨)가 쏟아지는 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변두리 초가로 향했다. 타샤가 차에서 내려 집 주위를 향해 달리다가 몇 차례 넘어졌다. 걱정이 되었다. 잘 시간이 될 때까지 나는 녀석들과 현관에서 머물러 있었다. 밤새 아무런 탈은 없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나는 창문 밖의 녀석들을 관찰했다. 타샤가 쓰러져 있었다. 또 넘어지고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은하는 나를 잘 알고 있는 친구다. 특히 녀석들을 보살피는데 나의 걱정과 두려움을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즉각 전주를 향해 출발했다. 녀석들은 내게 소중한 존재다.
전주에 가까이 와서, 우리 강아지 주치의인 수의사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타샤의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는데, 내게 좀 더 일찍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이해는 갔지만, 우리 강아지가 그의 관리를 받는 입장에서는 녀석의 상태를 내게 진작 알렸어야 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라면 그를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조금은 이해가 간다. 이렇게 진행되는데 좀 더 지켜보자는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하지만 솔직히 내 심정은 수의사가 내게 진작 이야기를 해주었기를 바랐으리라. 다음날 아침, 우리는 익산에 있는 전북대학교 동물병원에 예약을 해 놓았다. 오후 4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은하가 병원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늦게 도착했다. 2시간여의 진료에 225,000원이 나왔다. 그리고 뇌종양이나 동맥류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다. 척추에서 신경을 건드리는 어떤 문제일 가능성이 크단다. 다음 주 우리는 녀석을 데리고 다시 병원을 찾기로 했다. 일주일분 약이 효과가 있었던지 녀석은 다시 넘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수의학과 학생들에 둘러있던 교수님을 만나보았다. 교수님은 내게 이주일분의 약을 녀석에게 먹여보도록 권고했다. 그리고 그때 가서 다시 그를 만나기로 했다. 우리를 계속 도와준 수의학과 여학생이 내 예전 제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이었다.

익산에서 나는 원광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예전 동료였던 마르커스(Marcus)를 방문했다. 몇 달 전 태어난 그의 아들 탄생을 축하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영화(Younghwa)를 만나러 군산으로 갔다. 그녀도 종종 나를 만나러 전주에 온다. 내가 타샤랑 동행한다는 사실을 그 두 사람에게 미리 말을 해 두었다. 마르커스와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실은 강아지에게는 좋은 장소다. 영화의 집에서 우리가 만나는 줄로 알았는데, 영화가 괜찮은 강아지 카페를 찾아냈단다. 카페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는데, 다른 곳에 비해 커피 값이 꽤나 비쌌다. 카페에는 주인 소유의 강아지 다섯 마리가 있었고, 낮 시간에 맡기거나 잠까지 재우는 강아지가 몇 마리 더 있었다. 타샤는 강아지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녀석에게 다가와 끙끙거리는 통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자 녀석도 강아지들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강아지 몇 녀석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린 타사는 질투심에 불타 우리 곁을 맴돌며 경계를 했다. 그래서 다른 강아지들은 끝내 우리 곁으로 다가올 수 없었다. 2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 충분히 수다를 떨었으리라. 우리는 자리를 떠나 전주로 돌아왔다. 뒷좌석에서 타샤는 잠을 좀 잤지만, 대부분 행복한 표정을 짓고 헐떡거리며 앉아 있었다. 다른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하루 종일 긴 여정에 피곤했던지 녀석은 머리를 박고 잠에 빠졌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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