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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케미포비아와 노케미족
2017년 09월 14일 (목)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jk7409@sjbnews.com
   
 
   
 
보통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떠 폼클렌징으로 세수를 하고 치약을 짜서 양치질을 한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로션과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밖을 나선다. 우리는 하루를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제품과 함께 시작하곤 한다. 이른 바, ‘옥시’, ‘메디안’ 사건으로 삶 속에서 밀접하게 사용되는 화학물질제품 속 성분이 몸에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한민국에는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의 확산으로 화학물질 공포증을 뜻하는 신조어 ‘케미포비아’부터 화학물질을 기피하는 소비자층 ‘노케미족’까지 등장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케미포비아’((chemi-phobia, 생활화학제품 공포)가 다시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시작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서 기저귀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단어는 화학을 뜻하는 chemical과 공포증, 혐오증 등을 뜻하는 pobia가 합쳐진 말로 생활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지금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메르스 사태가 또 다시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사태가 이렇게 커지도록 방치한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신뢰 하락'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의 인증을 거친 제품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데다, '피해'가 발생한 사후에야 문제점이 드러나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는 더 떨어지고 공포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주에 살고 있는 주부 정은희(50세)씨는 자칭 ‘로(low)케미족’이다. 현실적으로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을 전혀 안쓸 도리가 없어 ‘노(no)케미족’이라는 말은 못해도 지속적으로 화학 제품의 사용을 줄여가고 있다.
인체는 물론 자연에도 무해한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섞어 만든 세제로 빨래를 하고, 공방에서 직접 만든 저온숙성 비누를 이용해 샤워와 세안을 한다. 얼마 전부터는 천연화장품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노케미(No-chemi)족은 ‘No chemical’의 줄임말로 화학물질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화학물질이 첨부된 일반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노푸족(No-poo)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웰빙’과 ‘환경보호’가 전세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화학 물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화학물질 기피 현상이 고조됐다. 앞으로 노케미족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몰랐던 화학제품의 치명적인 위험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려지면서 생필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입맛은 더욱 깐깐해지고 눈높이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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