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곳곳 전해 내려오는 의견설화… 풍속과 민속으로 자리잡아
전북 곳곳 전해 내려오는 의견설화… 풍속과 민속으로 자리잡아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7.12.3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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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개띠 풍속 및 민속

주인을 위래 목숨을 바친 개에 관한 의견설화(義犬說話, 의구전설)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이 가운데 어느 정도 사실에 바탕을 둔 것도 있다. 또 독자적인 기원에 의한 것과 다른 민족 사이에 전파된 것도 있다. 한국의 경우, 고려 고종 때 최자가 지은 수필시화집 ‘보한집(補閑集)’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최초의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종류의 의견설화는 고려시대부터 전하여 내려온 것이며, 이는 중국의 ‘수신기(搜神記)’와 같은 기록에서 전파된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그 유형으론, 진화구주형(鎭火救主型)을 포함, 투호구주형(鬪虎救主型, 호랑이와 같은 맹수를 물리쳐 주인을 구한다는 유형), 방독구주형(防毒救主型, 독약이나 독이 든 물이나 물건을 주인이 먹거나 만지려고 할 때 이를 막아 주인을 구한다는 유형), 명당점지형(明堂點指型, 개가 죽으면서 발복할 명당을 찾아 준다는 유형) 등이 있다. 2018년 무술(戊戌)년을 맞아 전북의 개 관련 풍속 및 민속을 살펴본다,

의견설화의 대표격은 진화구주형형으로, ‘오수형(獒樹型, 임실군 오수면 등)’이라고도 하며, 그 내용은 주인이 잠든 풀밭에 불이 나자 개가 몸에 물을 적셔 불을 꺼 주인을 살리고 개는 죽었다는 것이다.이 설화의 분포는 전국적으로 수십 여 곳에 이른다. 설화에 나타난 개는 인격화되어 지, 덕, 체와 강유(剛柔)를 겸비한 순박하고 정이 많은 한국적 인간상을 상징한다. 이러한 유형의 설화는 하동, 임실 오수 등 여러 곳에 널리 퍼져 있다.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원동산의 오수나무와 의견(비) 영향 때문에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의 개비석, 김제시 김제읍 순동리의 의견비와 개방죽(현재 개방죽은 매립), 정읍시 신태인읍 양괴리 산정마을의 개 무덤과 방죽, 정읍시 북면 구룡리 신기마을 매개내의 의오비, 고창군 성내면 대흥리 개비골의 개비석 등이 존재, 다른 지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불 속에서 잠든 주인을 구하기 위해 강물을 몸에 적셔 오가다가 지쳐 죽은 충견(忠犬)에 얽힌 ‘오수 의견’ 설화는 사실일까.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원동산에는 의견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의견비(전북 민속자료 제1호)가 있다.
통일신라시대 때 지사면 영천리의 김개인(金蓋仁)이 개의 충성심에 감탄하여 무덤을 만들어 묻어주고 자신의 지팡이를 꽂아 두었는데, 그것이 나무로 살아나 자라나 이 나무를 ‘오수(獒樹)’라 이름 붙이고, 마을 이름도 ‘오수’라 불렀다. 악보 가운데의 견분곡(犬墳曲)이 이것이다. 뒤에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사람이 축생(畜生)으로 불리우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서 공연히 큰 은혜를 저버리고는 한다. 주군(主君)이 위태할 때 죽지 않는다면 어찌 개와 같다고 할 수 있겠는가”하고 했다.


현재의 의견비는 1955년에 다시 세운 것으로, 비각을 세우고 주위를 단장하여 믿음과 의리가 사라져 가는 오늘날에 깊은 감동을 주는 귀중한 민속자료인 셈이다. 최근 전북역사문화연구소는 이 비의 실체를 추정할 수 있는 학문적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전라금석문연구회의 탁본을 토대로 이 비를 연구한 결과 앞에는 개 문양이, 뒤에는 비를 세운 사람들의 명단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의 앞면에 나타난 신비스러운 개의 모습은 주인을 살리고 목숨을 바친 오수개의 의로운 넋이 조물주의 도움으로 새겨진 것이 아닐까하는 신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뒷면에는 대시주 김방질동(大施主 金方叱同), 금물대시주 김여산(金物大施主 金如山) 등 65여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옛날 정읍시 구량동 구량 마을에 개를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개도 주인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술에 취한 주인은 집으로 돌아오다가 호젓한 산기슭에서 한참 쉬어 간다는 것이 누워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난데없는 산불이 일어나 주인 곁으로 번져오는 불길을 막으려고 애를 쓰다가 죽고 말았다. 그러나 구량동의 의오비는 1970년대 도로 광장 공사 때 어디론지 없어지고 말았다.


김제시 순동을 가로지르는 호남선 철로변 옆에 올림픽 기념 숲이 있다. 여기에 주인을 구하고 대신 죽은 개의 넋을 위로하는 비가 세워져 있다. 높이 58cm, 너비 40cm, 두께 15cm, 화강암으로 만든 의견비다. 아주 오랜 옛날, 김제시 옥산동에 김득추(金得秋)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친구와 술을 권커니 술잔을 비운 그는 잠깐 쉬었다 갈 마음으로 풀밭에 털썩 주저앉았다. 때는 이른 봄, 따사로운 햇살이 술기운을 온몸으로 밀어 올렸다. 바로 그때 원인 모를 산불이 일어났다. 개는 온몸에 물을 적셔가지고 달려와 김득추 옆 풀밭에서 뒹굴다가 쓰러져 죽었다. 얼마 후 개의 무덤 앞에 자그마한 비석을 세웠다. 비록 하찮은 짐승에 불과하였지만, 은혜를 갚을 줄 아는 갸륵한 (개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의견비 옆에는 조그마한 방죽 하나가 있다. 이 방죽을 ‘개방죽’으로 부르는데, 개가 몸에 물을 적셔 주인을 구한 방죽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지고 있다.

개고개는 순창군 인계면 지산리에서 노동리로 넘나드는 곳을 말한다. 옛날 순창에 아들과 개 한 마리를 키우며 사는 부부가 있었다. 장인의 회갑이 되어 적성면의 처갓집에 개를 데리고 가다가 고개 능선에서 강도를 만나 싸우던 중 개가 강도와 함께 죽고 말았다. 남편은 강도 편을 들었던 부인을 처가에 버려두고 고개를 돌아오면서 죽은 개의 비를 세워 주었다. 그 비를 견두비(犬頭碑)라 하고 이 고개를 개고개라고 했다.


황방폐월(黃尨吠月)은 ‘황방산에서 달을 바라보고 짓는 삽살개의 모습’을 말한다. 황방폐월(黃尨吠月)의 한자는 누루황(黃), 삽살개방(尨), 짖을폐(吠), 달월(月)로‘누런색 삽살개가 달을 보고 짖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황방산은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과 덕진구 팔복동에 걸쳐 있다. 산의 형국이 마치 누런 삽살개가 엎드려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전주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황방산(黃尨山)이라고 한다. 전북도청 신청사가 들어선 곳이 바로 삽살개의 오른쪽 앞발에 해당하는 혈(穴)로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알려져 풍요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이종근기자

 

[신년 그림] 이동근 화백, 오목대 희망을 그리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좋은 생각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은 세상 어디에도 머무를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따라 스스로 나를 조금 더 사랑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누구는 벌써 가버렸다 하고, 누구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며 서성이는데...

사방에 눈꽃향기 흩날리며 서슴지 않고 유혹하는 오늘같은 날이면, 그대 못이기는 양하며 전주 한옥마을로 마실 오십시오.
‘’파도만을 보았어! 파도는 바람이 만드는거야! 바람을 보았어야 했어! 결국 파도는 조각나서 부서져 버리거든!" 이는 영화 '관상' 속의 대사입니다. 당나라의 마의선인이 쓴 '마의상서'에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관상불여심상 심상불여덕상’(觀相不如心相 心相不如德相), 즉, 관상은 마음상만 못하고, 마음상은 덕상만 못하다는 뜻이 아닐런지요.
비록 한옥마을은 바다가 없지만 전주천 물결 위의 윤슬과 따사로운 바람 등 당신의 5미6감을 만족시킬수 있는 곳이 많아 ‘덕상(德相)’을 맘껏 가꿀 수 있는 등 명당의 기운을 흠뻑 받아갈 수 있습니다.
오목대의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어제나 오늘이나 삼백예순다섯날 불고 싶은대로 붑니다. 추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풍경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결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조용하게 자랍니다. 한옥마을 향기로운 꽃들이 언제나 젖은 목소리로 피어나는 까닭입니다. 오목대에 오를 때마다 조선 왕조의 큰 바람이 생각남은 왜 일까요?

 

 

△이동근화백은

이동근 화백은 원광대학교 사범대학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회, 전북도전 대상, 프랑스 르-싸롱전 금상, 목우회 회장상, 신라미술대전 최고상 등을 받았습니다.
그는 단체전, 기획전에 200여회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3회,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지금은 금평미술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전북도립미술관, 미술은행,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대검찰청, 한국 소리문화의전당 등을 방문하면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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