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2017년 크리스마스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2017년 크리스마스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01.11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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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에서 올해가 처음 일이다.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함께 식사자리를 갖지 못한 것이 말이다. 크리스마스에 나는 보통 칠면조 요리를 한다. 칠면조가 보이지 않으면 닭으로 대체한다. 캐나다에서는 크리스마스 날이면 많은 가정에서 칠면조 요리를 먹는다. 그래서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문화에서 살고 있을 때, 우리는 칠면조 요리를 해먹고 조금은 고향의 향수를 달랜다. 매년 추석에 겪는 일화 하나가 떠오른다. 전주에서 내 고향 캐나다까지 24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 비행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그들처럼 귀성객이 되리라 기대하며 학생들은 놀람을 감추지 않는다. 그때 나의 반응은 그저 웃을 뿐이다. 캐나다에서 한국의 추석은 명절이 아니다. 그래서 추석이 다가와도 나는 고향에 대한 열망이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크리스마스를 맞는 기분하고 학생들이 보내는 이곳의 크리스마스와 똑같지 않으리라 생각하니 나로서는 놀랍지 않다. 미국인들도 나와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추수감사절은 대단히 성대한 가족 명절이다. 또 캐나다나 영국에서는 25일과 26일은 박싱(Boxing)데이다. 연이어 휴일이기에, 가족들이 함께 모인다. 모든 학교와 회사들은 크리스마스와 신년 사이 문을 닫는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저기에 살고 있는 친척들을 방문하거나 모두 모여서 집안일을 함께 하는 기회를 갖는다. 게다가 대부분 모든 곳이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5시경에는 문을 닫기에, 우리는 25일과 26일에는 갈 곳이 없는 셈이다. 한국에서 25일은 거의 연인들의 날이다. 학생들이 내가 열망하는 크리스마스를 이해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나의 갈망은 우리 집으로 손님을 초대하고 멋진 크리스마스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금년에 Allison은 크리스마스를 그녀의 집에서 보내자고 제의를 했다. 이번 학기 그녀는 안식기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이 없었다. 거기다 그녀의 집은 우리 집보다 더 따뜻하고 깨끗하다. 그녀가 칠면조 요리를 할 거라기에, 나는 신선한 채소를 준비하고 디저트를 만들겠노라고 말했다. 물론 이틀 앞서 동탄에 살고 있는 외국인 커플 숙소에서 우리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나는 음식을 만들어서 가느라 한바탕 대 소동이 났었다. 아몬드와 설탕을 뿌려 마지팬을 만들고 감자모양을 냈는데, 맛이 놀라웠다. 쌀가루로 일상적인 숏브레드 쿠키도 구웠다. 지난달 서울에 갔을 때, 초콜릿 성형틀을 구입했다. 초콜릿으로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모양을 내기위해 새로 구입한 기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평소 사용하는 설탕 분량의 삼분의 일도 안 되는 양으로 체리브라이트를 만들었는데, 기막히게 맛이 있었다. 몽땅 동탄으로 가져가서 다 먹어치웠다. 크리스마스에는 체리브라이트와 애플파이 한판 그리고 레몬파이 한판을 만들었는데, 다 맛났다. 저녁 늦게 은하에게 남은 디저트를 집에 가져가서 먹으라고 말했다.
목요일 버터 타르트를 만들기 위해 반죽을 넉넉히 남겨 놓았다. 다른 종류의 캐나다 음식이다. 십년이 넘도록 홈메이드 타르트를 만들지 않아서 더욱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나는 당뇨가 있고,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지만, 양을 조절하면서 먹고 혈당치를 주지하면서 설탕의 섭취도 신경을 썼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에는 좀 먹어도 되지요, 그죠? 월요일이 내 생일날인 것만 빼고 크리스마스는 조금 지루하게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처신을 잘 하며 채소나 아작아작 씹어대고 지냈다. 여러분의 멋진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라며 밝고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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