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재단으로 낙인찍힌 서남대학교 폐교가 확정되면서 전북권 대학에 ‘특별편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남대 특별편입’을 두고 학생과 대학이 갈등을 빚고 있다.
재학생들은 ‘논의 없는 서남대 특별편입’이라고 반발했고 대학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에 본지가 특별편입 갈등문제와 서남대 학생 흡수에 대한 도내 대학의 목적 등을 2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도내 대다수의 대학이 대규모 서남대 편입학 수용을 결정했다. 원광대학교는 의예과 120명, 의학과 225명, 간호학과 305명, 경찰행정학과 160여명 등 총 1,425명의 규모의 편입학을 수용하기로 했다. 전북대학교는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총 177명 규모의 특별편입학 수용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학교 재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강의실도 좁은데” 전북대, 원광대 재학생의 반발
대다수의 재학생은 전북대와 원광대의 일방적 ‘편입학’ 통보를 비난했다.
전북대 재학생들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는 구성원인 학생들의 의견을 깔아뭉개고 무시한 채 편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정보희(24·전북대 의과대학 본과 2년)씨도 “학교가 준비된 상태에서 서남대 재학생들을 특별편입하면 모르겠지만 대책도 없이 특별편입을 추진했다”면서 “추진 과정에서도 학생 의견은 무시됐다”고 강조했다.
김진효(53) 전북대 의대생 학부모 대표는 “이해당사자인 학생의견을 무시 한 대학의 일방적 통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채은(원광대 간호학과 1년)씨는 “학교는 서남대 특별편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인 학부모와 재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고, 이는 비민주적인 절차”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 ‘특별편입 반대’글을 통해 불통행정을 고발했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의 학부모들은 청원 글에 “학교 측의 (서남대 재학생)원광대 특별편입에 대한 학부모 의견수렴을 진행한다는 일방통보에 너무 황당하다”며 “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처사다. 반대를 일삼는 교육행정에 언제까지 특정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억울하고 분하다”고 썼다.
재학생들은 학습권 침해도 우려했다.
전북대 ‘서남대 특별편입 비상대책위원회’는 “지금도 수업을 받는 강의실은 비좁은데 학교는 기형적인 모양으로 강의실 모양을 바꿔 110석의 강의실을 150석으로 늘리겠다고 했다”면서 “이 같은 대책은 학업 집중도가 낮아진다”고 반발했다.
전북대 의대·의전원 재학생은 동맹휴학 등 학사일정 거부와 이남호 전북대 총장과 송창호 의대학장을 공무집행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김다슬(원광대 간호학과 4년)씨는 “최소 100명에 대한 특별편입을 추진할 경우 우리는 새로운 학습공간이 필요해진다”면서 “이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처음 학교에 간호학과를 설치할 때의 어려움을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막말까지 들으면서 편입해야하나” 서남대 재학생과 학부모는 ‘한숨’
특별편입을 앞두고 있는 서남대 재학생과 학부모는 현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지만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남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두고 있는 A학부모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 비리가 불거졌어도 서남대 의대 입학 성적은 당시 도내 타 대학 의대생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학교 경영상의 문제로 인해 의도치 않게 피해를 받은 학생들이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우려하고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특별편입을 하더라도 (서남대 학생이) 해당 학교 재학생들과 교수로부터 차별을 당할 것 같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잘못해서 눈치까지 봐야 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B학부모는 “우리는 제주도에 있는 학교도 좋다. 특별편입을 받아주겠다는 학교는 많다”면서도“(의과대 학생의 경우) 교육부가 원광대와 전북대에 (편입을) 정해줘서 우리한테 되려 선택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서남대 학부모들의 입장발표는 없지만 이들이 도리어 원광대와 전북대에 특별편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남대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도 학습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성적의 불이익을 주는 등 공부할 여건을 해당 대학이 제공해주지 않으면 폐교한 서남대와 무엇이 다르냐”면서 “공식적으로 전북과 원광대에 이 부분을 질의할 예정이고 충분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교육부에 타지역 특별편입을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