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이불 밖은 위험해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이불 밖은 위험해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01.25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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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눈밭에서 즐겁게 보낸 것 같다. 토보건 타기,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 얼음지치기, 스케이트 타기, 요새 쌓기, 눈 더미 속으로 터널 파기를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눈밭에서 놀다가 뜨거운 초콜릿을 들이키는 그 기분은 최고였다. 이어서 전개된 학교의 휴교령 조치는 우리들에게 더욱 소중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결코 행복하지 않으셨다. 눈 치울 걱정이 주된 이유였으리라. 아빠는 내게 어린이용 눈삽을 사다주었다. 청소년이 되고, 나는 눈의 폐해를 실제로 실감하게 되었다. 눈길에서 운전하는 현실과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맨 처음 운전하면서 겪은 나의 경험은 눈과 빙판으로 뒤덮인 주차장에서 눈길에 대처하는 운전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물론 옆에 앉아서 아빠가 직접 지도를 해주셨다. 


수요일은 눈 덮인 빙판길에서 운전하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밤새도록 내린 눈으로 도로가 고르지 않았다. 화요일 나는 솔터 SALTER-도로에 소금을 뿌리는 트럭- 한 대를 보았다. 길에다 소금을 뿌리고 다녔다. 소금은 눈과 얼음을 녹이고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좀 더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미끄러운 도로에서 운전하면서 귀가할 나의 걱정을 많이 덜게 해주었다. 다음날 아침 반드시 전북대 병원으로 가야할 약속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백제로를 향해 운전했다. 백제로에 이르자마자, 상황이 달라졌다. 길이 꽉 막혔고 도로의 눈도 그대로 쌓여있었다.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천천히 나아갔다. 현명한 사람은 앞서가는 자동차의 바퀴자국을 따라서 앞으로 나아가는 반면 멍청한 사람은 갓길로 운전하거나 눈이 쌓인 곳으로 운전하다가 중심을 잃었다. 내 차선으로 계속 가로질러 덤벼드는 검은 에쿠스 운전자 때문에, 특별히 더 화가 치밀었다.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 모르는 차량들에 갇힌 나는 화가 나서 손짓을 해댔다. 내 앞으로 차량들이 급증했고 전진하면서 정지선도 무시했다. 


운전할 때, 나는 앞 차와의 차간거리를 유지한다. 더욱이 눈이 올 때는 정차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더욱 넉넉한 거리를 확보한다. 이것은 내 앞 쪽으로 차량들이 몰려서 엉켜있다는 말이다.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움직이며 바짝 붙어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다행이다. 그곳을 빠져나오는데 반시간이나 걸렸다. 병원에서 일을 마치고 나니, 햇살이 빛났다. 눈이 녹아서 나는 편안하게 운전하면서 학교로 향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자동차에 주유를 하기위해 잠시 멈출 때까지 귀가 길은 매우 말끔했다. 그리고 가까운 곳으로 들어갔는데, 도로 위의 빙판이 반질반질 빛났다. 어떤 차가 우리 주차 구역의 마지막 공간까지 점령해버렸다. 결국 소방서 뒤쪽에다 나는 주차했다. 


나중에 걸어서 가까운 식품점으로 갔는데, 나는 마치 펭귄처럼 몸을 곧추서서 걸어갔다. 그리고 운전자들이 힘겹게 운전하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거리에는 차량들이 거의 없었기에, 방향잡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었다. 나는 우리 집 앞 도로의 눈을 두 차례나 쓸었다. 소금도 조금 뿌렸다. 잠자리에 들 때도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목요일 아침 전북대학교에서 약속 하나가 있었지만, 조금 겁이 났다. 화요일 병원에서 내 나이가 돌아가셨을 당시 우리 어머니와 같은 나이라는 사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빙판길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 생각이나니 그날 아침에는 운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낮이 되고 햇살이 비추어 도로가 깨끗해지고 나서야 수업하러 갔고 병원에도 갔다. 물론 눈은 다시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계획대로 커피숍에 앉아 칼럼을 쓰는 대신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서 이 칼럼을 쓰고 있다. 집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의문점이 하나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멀쩡한 날보다 위험한 날씨에 어리석은 짓을 더 하는지? 살짝 내린 눈으로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정차한 위치에서 반대 편 차선으로 가기위해 차선 세 곳을 점령하고 유턴하느라 기를 쓰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 시도는 날씨가 좋아도 위험천만한 짓이다. 제발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가 제대로 유턴을 하시라. 여러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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