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생각] 청소년 ‘덕질’소비, 이대로 괜찮은가

새학기 어색한 교실의 분위기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인 질문은 “너는 가수 중에 누가 제일 좋아?”이다. 이 질문 하나에 말 한마디 섞어보지 않은 친구들이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처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고, 다른 가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멀리하기도 한다. 

이처럼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가수들을 흔히 아이돌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학업생활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덕질’을 하곤 한다. 덕질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관련된 물품을 모으거나, 콘서트를 비롯한 팬 사인회,시상식 등에 직접 가는 것을 뜻한다. 

청소년들은 ‘덕질’을 통해 일종의 해방감과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대두되는 문제점은 일정 수입이 없는 청소년들의 과소비현상이다. 청소년들은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으로 얻는 수입이 적고, 대부분 용돈에 의존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브로마이드 사진을 얻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신발, 음식, 화장품등을 구매하는가 하면, 팬사인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십장의 앨범을 구매하기도 한다. 또한, 아이돌 멤버의 모든 포토카드를 모으는 것이 마치 자랑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들은 이것을 ‘드래곤볼’이라고 표현한다. 한 앨범에 한 장씩 들어있는 포토카드를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똑같은 앨범을 대량구매 해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작 앨범을 산 후에는 앨범이 헐거워지는 것이 아까워 완전히 펴지도 못한 채 책장 속에 보관하는 것이 태반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소비가 팬덤문화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소비를 하지 않으면 팬덤사이에서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과 소외감에 휩싸이기 쉽고, 팬들 사이에서는 얕고 가볍게 좋아하는 사람을 라이트팬이라 지칭하며 조롱하고 부류를 나누기도 한다. 이 때문에 관계를 중요시하는 청소년기에 이러한 소비가 등장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로부터의 탈출구를 찾는 것은 의미있는 행위이다. 하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덕질이 충동적이고 비합리적인 소비를 조장한다면 이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이다. 따라서 팬덤문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주체적인 의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여 상품의 기능보다 상징성을 추구하는 각종 기업들의 마케팅에도 개선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한민영 청소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