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미세먼지 속에서 뛰놀고 공부할 것 생각하면 답답하죠…그렇다고 학교를 안 보낼 수도 없고…”
초등학생 둘을 둔 김모씨(46·익산)의 걱정이다. “하루거르다시피 미세먼지 주의보가 오락가락 하는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공기 정화기조차 없다”는 푸념이다.
그는 “행여 아이들 건강에 이상이라도 있을까봐 매일 아침 마스크를 씌워 등교시킨다”고 했다. 그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어서다.
도내 어린이집 10곳 중 5곳은 여전히 공기 정화장치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는 한층 더 열악해 10곳 중 6곳 가량이 무방비 상태에 가까웠다.
이런 사실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국회 미세먼지대책특위 최도자(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실태조사 자료를 통해 파악됐다.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도내 어린이집 공기 정화장치 설치율은 48%에 불과했다. 전체 보육실 6,641개 중 3,212개에 그쳤다.
실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공기순환장치, 공기정화 기능을 갖춘 공기청정기, 공기청정기가 부착된 냉·난방기를 모두 합해도 50%를 넘지 못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학교의 경우 공기 정화장치 설치율이 가까스로 3분의 1을 넘겼다.
조사결과 도내 전체 초·중·고교 학급 1만1,352개 중 공기 정화장치를 갖춘 학급은 38%(4,297개)에 그쳤다. 전국 평균(22%)보단 높았지만 그 보급률은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평이다.
노인 요양시설의 경우 공기 정화장치 설치율이 11%를 밑돌았다.
호흡기가 약한 어르신들이 모여 살지만 전체 231개 중 공기 정화장치를 갖춘 시설은 단 25개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평균(23%)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취약계층 보호대책이 무색할 지경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9월 어린이집, 초·중·고교, 노인 요양시설 등 미세먼지 민감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은 공기 정화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었다.
최 의원은 “갈수록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그 민감계층 이용시설은 여전히 공기 정화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며 “정부 지원이 보다 신속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민 10명 중 5명 가량은 미세먼지 질환을 앓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스레 10명 중 4명은 미세먼지 기준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여겼다.
이런 문제는 전북도가 최근 발간한 ‘2017년 전라북도 사회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8월 도내 15세 이상 남녀 2만3,3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 47.6%는 미세먼지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 형태는 호흡기 질환이 전체 36%를 꼽아 압도했고 안구 건조증(8.9%), 피부질환(2.6%) 등을 지목했다.
그 예방 대책을 놓고선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 39.8%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뒤이어 개인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한다(24.8%), 배출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19.3%) 등을 지적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