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길목] 한국전통음악과 서양고전음악의 차이

우리가 잘 아는 말 중에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물을 인식할 때, 서양 사람들은 숲을 이루는 하나하나 나무의 모습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 사람들은 나무라는 개체보다는 전체적인 숲을 먼저 인식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과 서양의 지리와 환경, 역사와 문화 등의 차이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 다르게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음악의 이해는 문화의 이해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문화와 서양문화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가령 양복은 오른쪽이 왼쪽을 덮게 되지만 한복은 왼쪽이 오른쪽을 덮는다. 한국전통음악과 서양고전음악을 기준으로 살펴볼 때, 그 차이점이 있다.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은 소리를 인식하는 방법과 가치관이 달랐다. 음악은 소리를 소재로 일정한 질서 속에 움직이는 시간예술이라는 보편성이 있다. 서양음악은 주로 높이가 서로 다른 소리의 어울림인 화음들을 음악적 질서 속에 배치한 음계(音階)와 화성(和聲)을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서양음악에서 어떤 음이 흔들리거나 흘러내리면 화음을 이루는데 지장이 있어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한국음악에서 음을 흔들거나 흘러내리는 것은 소리의 표현력을 증대시키고 생명력이 있는 좋은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한국음악은 다양한 장단(長短)과 시김새(裝飾音)를 발전시켰다.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은 빠르기 생성의 근거가 달랐다. 음악은 시간예술로 그 기본은 빠르기에 있다. 서양음악의 빠르기 개념은 심장의 고동(鼓動)에 근거를 둔 맥박(Pulse)에서 박자(拍子)가 생성되었다. 그래서 서양음악은 심장이 고동치듯 빠름과 느림이 교차하는 역동적 빠르기(Tempo) 구조이다. 반면에 한국음악의 빠르기 정도인 ‘한배’는 폐의 운동에 근거를 둔 호흡(呼吸)에서 장단(長短)이 생성되었다.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은 호흡의 운용과 소리의 아름다움이 달랐다. 한국의 성악인 민요, 시조, 가곡, 판소리 등은 대개 호흡을 놓으면서 불러야 제 맛이 나는 반면에 서양성악은 들숨을 이용하여 머금는 호흡법을 구사하는 편이다. 이러한 호흡법 운용의 차이는 한국의 춤과 서양의 춤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양의 춤은 들숨에 의해 정지되면서 동작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동작이 정확하다. 반면에 한국의 춤은 날숨에 의해 동작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즉흥성이 강하다. 이는 형식을 만들기는 불리하지만 느낌을 표현하기는 강력한 힘이 있다. 
한국음악은 서양음악에 비해 느리게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음악의 대표적인 기악은 시나위와 산조(散調) 등이 있다. 시나위는 타악기와 관악기 중심으로 호남지방의 무악(巫樂)에서 발달된 자유로운 기악합주곡이다. 연주자(잽이)가 가락과 각 악기의 기교를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즉흥적으로 연주한다. 한편, 산조는 악기 연주자가 장구 반주에 맞춰 혼자서 연주하는 기악독주곡이다. 악곡은 기본적으로 진양조-중머리-중중머리-자진머리 네 장단으로 구성된다. 이렇듯 느린 한배(Tempo)에서 시작하여 쉬지 않고 점점 속도가 빨라져 음악적 흥이 절정을 이루며 끝을 맺는다. 
한국음악 감상자들은 추임새를 한다. 한국음악은 감상자들이 빈 공간에 참여하도록 이끌림을 받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공연 중에 공연자가 청관중의 공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시간적 혹은 공간적으로 비워두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한국음악은 감상자들이 추임새를 통해 공연에 함께 하도록 이끈다. 이는 한국음악이 호흡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기(氣)의 음악이기 때문에 감상자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북돋아준다. 이것은 한국음악의 보편적 특성인 반면, 서양음악은 공연 중에 감상자가 개입하는 것은 음악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한국음악에서 빈 공간에 청관중이 참여하는 원리를 극대화시킨 예술이 판소리다. 
요즘의 공연장에서는 대개 박수치는데 익숙해져 있는데, ‘얼씨구!’나 ‘지화자’ 등의 추임새를 하면 어떨까? 그리고 공연을 마치면 ‘앵콜’이나 ‘브라보’ 대신에 ‘재창(再唱)이요!’한다거나 ‘한 번 더!’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