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독일식 팬케이크의 밤, 전주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독일식 팬케이크의 밤, 전주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05.24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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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독일식 팬케이크의 밤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제목만 보고는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강한 흥미가 내게 스며왔다. 독일식 팬케이크. 부모님들이 주로 독일 이민자인 아이들과 함께 나는 자랐다. 그런데 독일식 팬케이크가 어떤 것인지 내 친구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좀 더 자라서 내가 독일식 팬케이크를 정확히 알고 싶었을 때, 그들에게 독일식 팬케이크에 관해 다시 언급했다. 프랑스식 팬케이크인 크레페의 일종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난 그들의 대답을 무시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전주에 있는 어느 단체의 후원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일에 관해 잘 알고 있는 누구임에 틀림없다고 추측했다. 나는 내 친구 두 명을 초대했다. 캐나다인 친구와 한국인 친구였는데, 둘 다 마지막 순간에 약속을 취소했다. 피곤하다는 이유였다. 나는 엉덩이를 질질 끌고서라도 참석해서 독일식 팬케이크 이벤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알고 보니 독일식 팬케이크의 밤 행사는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있었고, 다음 일정으로 5월 5일은 대구에서 5월 9일은 경주에서 그리고 5월 12일은 부산에서 열린단다. 이벤트 참여는 공짜지만, 행사장에서 음료를 사먹어야 한다. 원한다면, 팬케이크에 얹는 토핑(음식 위에 얹는 고명)은 가져오란다. 나는 로컬푸드 가게에 들러 딸기와 휘핑크림을 사기로 했다. 그리고 크림을 만들고 딸기를 씻고 슬라이스를 한 다음, 혼자서 출발했다. 
1%호텔에 도착했는데, 서점가가 모여 있는 거리라서 벌써부터 붐볐다. 안으로 들어갔다. 빈 테이블을 발견하고 가방을 내려놓았다. 조리 테이블이 준비된 무대 중앙으로 갔다. 암스테르담에서 온 Robin이라는 명찰을 단 키가 큰 금발의 남자가 어디서 왔는지 내게 물었다. 나만의 팬케이크를 만들어 보겠느냐고 그가 내게 물었다. 딸기와 크림을 가지고 왔노라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누텔라, 바나나, 잼, 포도, 메이플 시럽, 모듬 견과류 심지어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가지고 왔다. 난 여태껏 토핑으로 포도를 얹은 팬케이크를 본 적이 없다. 어쨌거나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팬케이크를 만들었지만, 몇 사람은 진짜 독일식 팬케이크처럼 얇게 부치지 않았다. 대신 두툼한데다가 생각만큼 매끄럽고 잘생긴 팬케이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행사 현장은 북적거렸다. 외국인들도 한국인들도 많이 모였다. 나와 같은 테이블을 차지한 여자 분에게 전주 알림이를 보고 행사에 관해서 알았는지 물었다. 그녀는 한국어 판 이벤트 광고란에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딸을 데리고 왔고 카메라도 가지고 왔다. 사람들은 먹는 모습과 자신들이 만든 요리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내 친구가 진행하는 영어 수업에서 만난 한 남성은 잼과 바나나와 함께 팬케이크 하나를 내게 권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온통 딸기와 크림이 얹어진 내가 만든 팬케이크에 꽂혀 있었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거기다 나는 바나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독일식 팬케이크 이벤트를 소개하는 글을 읽어 보았다. Robin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런 이벤트를 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에 오기 전, 그는 멕시코와 남미를 방문했다. 방문 국가를 돌며 주요도시에서 팬케이크 이벤트를 치렀단다. 그리고 이미 아시아의 몇 개 국가에서는 스케줄이 잡혀 있는데, 다음 방문 국가로는 일본이라고 했다. 나는 이벤트 페이지를 쭉 훑어보았다. 지금까지 많은 국가를 방문했고, 이미 행사도 많이 잡혀 있었다. 지금까지 78개국을 방문했노라고 그가 말했다. 이것은 오직 한 사람의 힘으로 조직된 이벤트다. 먹고 마시 것 이외도 우리는 포즈를 취하고 포즈를 취한 채 그대로 있었다. 몇 사람이 마네킨처럼 행동하는 우리를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주위를 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면이 있는 몇 사람을 만났는데, 독일의 유산을 지닌 어떤 여성이었다. 그녀와 나는 둘 다 Robin이 혹시 딱 두입 먹기 크기인 포페체스(독일식 미니 팬케이크)를 만들어낼지 궁금했다. 아니다. 단지 평범한 독일식 팬케이크잔치였다. 왜 이런 팬케이크 이벤트를 하고 있는지 그에게 물었다. 단지 재미있고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며 비용(매번 2만원 정도)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이벤트를 열만한 장소를 섭외하는데 한 번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재료를 구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는 한국어를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상품에서 영어 아니면 그림을 볼 수 있다. Robin은 컨설턴트 회사에서 일을 하느라, 일주일에 70시간을 떠돌아다닌다. 지금도 여행 중이며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케이크 하나로 사람을 일시에 모을 수 있단다.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면, 페이스북에서 Dutch pancake events 아래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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