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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 후백제의 역사 속에서 전북의 미래를 생각한다

우리 전북지역에는 왕도라 불리는 두 곳이 있는데 백제 무왕 때 익산 “금마”지역과 후백제 때 지금의 전주인 “완산주”이다. 후백제는 백제와 함께 패망한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부정적인 인식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인지 몰라도 후백제에 대한 연구는 문헌에 기록된 내용들을 제외하면 다른 분야로 폭넓게 연구되지 못해왔다.

견훤(甄萱, 진훤이라 부르기도 한다)은 892년 스스로를 왕이라 칭하고 900년에 완산주를 도읍으로 하였다. 국호는 후백제(892~936년, 2대 45년 존속)라 하고 정개(正開)라는 연호를 사용하며 정치 체제를 갖추었다. 삼국사기 ‘견훤열전’에는 “삼국 중 마한이 먼저 시작하고.... 금마산에 개국한 백제가 신라에 망했으나, .... 내가 완산에 도읍을 정하여 의자왕의 분함을 씻겠다.”고 천명한 기록이 보인다. 여기에서 견훤이 생각하는 역사와 현실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즉 고조선-마한-백제- 후백제로 이어지는 옛 백제지역의 부흥을 주장하며 민중들의 힘을 모았음을 알 수 있다. 견훤은 건국하면서 중국의 오(吳)·월(越)과 교류하는 한편 영토를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일원까지 최대로 확장하기도 하였다. 여기까지가 현재 일반에 알려진 후백제에 대한 보편적인 역사인식이라 할 수 있다.

통상적인 역사인식은 교육과정을 통해 배운 것과 본인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문가들의 주장을 별다른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역사 연구는 기록된 문헌과 고고학적 유물 등의 자료를 가지고 당시의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해석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연구가 진행되고 관련 자료가 많아질수록 기존의 학설이 견고하게 될 수도 있고 새로운 학설이 제시될 수도 있다. 현재 역사 연구의 보편적인 방향은 적은 자료 속에서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찾아내기 위해 주체적으로 생각하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연구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특정 역사에 관련된 연구 자료가 확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동적 태도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아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최근 도내의 소수 연구자와 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전주와 전북도내 일부지역에서 후백제 관련된 유적들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59개소의 후백제 유적이 확인되었다. 군산대학교 곽장근 교수에 의하면 “전주의 대표적인 후백제 유적으로 백제 부흥의 중심지, 왕도의 도성 방어체계를 알 수 있는 동고산성, 남고산성, 서고산성, 오목대 일대 성벽과 궁성유적으로 추정되는 중노송동 인봉리 일대, 우아동에서 왕릉급 고분유적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최근 발굴조사에서는 신라와 전쟁 등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장수 합미산성, 침령산성이 확인되었다. 생산시설로는 진안 도통리 초기청자가마터가 확인 되었는데 이 곳은 우리나라 청자 발생과 고려 청자로 발전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당시 중국 오·월국과 문화적 교류의 산물로 볼 수 있는 곳으로 밝혀졌다. 또한 해상을 통한 대외 교류의 전진기지로 사용 되었던 고군산군도 중 하나인 선유도 유적도 확인 되었다. 선유도 유적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를 방문하고 고려 비색청자의 아름다움을 기록했던 ‘선화봉사고려도경’에 군산도로 표기되어 있는 송산행궁과 중복되는 곳이다.

후백제는 마한·백제의 해양문화와 군산 일대 소금, 동부가야 지역의 제철문화를 계승하고 융화하였다. 즉 전북 동쪽의 철과 서쪽의 소금을 통해 국력을 신장하고, 해상 교역을 통해 중국과 교류하였다. 이는 10세기 격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 속에서 중국 남북국시대 오월·후당과 교류로 후백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해상무역을 통한 교역과 청자제작 기법 수입 등 문화교류 일환 이었다. 이렇듯 후백제는 적극적인 대외 교류로 신라, 고려와 경쟁에서 당당하게 후삼국기 맹주국으로 떠오르며 백제의 부흥을 이루려 했던 역동적인 국가였음을 알 수 있다. 

요즈음 전북의 현실이 어렵다! 최근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조업중단,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 등으로 군산지역 뿐만 아니라 전북 경제가 침체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전북에는 동남부권역의 아름답고 쾌적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서부권역의 드넓은 평야와 세계로 뻗어 갈 수 있는 새만금 권역이 존재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새만금을 활용한 전북발전의 계기를 삼기 위해 많은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은 미약하게 보일지라도 커다란 결실을 얻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항만 기반시설 구축 및 군산항 바닷길 확장,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등을 통해 후백제 때 해양을 통해 새로운 문물을 교환하고 국력을 신장시켰던 후백제 인들의 역동적인 기상이 이 땅에 다시 재현되었으면 한다.

현재 전북의 현실이 어렵기는 하나 당나라 시인 두목이 항우를 기리며 쓴 시에 나오는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생각해본다. 이 고사성어는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로 실패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정신을 되새기며 우리 도민들이 힘을 모아 세계 속에서 강한 전북 만들기에 온 전력을 경주해 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