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저녁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FIFA랭킹 1위인 독일의 골문을 향해 한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기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전북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긴 김영권(28·고아저우 에버그란데) 선수였다.
김영권은 이날 러시아 카잔 아레나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극적인 선제골을 넣었다.
대한민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독일 수비수의 몸을 맞은 공을 김영권 선수는 놓치지 않고 세계적인 골키퍼 중 1명인 마누엘 노이어가 지키는 독일의 골문 안으로 꽂아 넣었다. 한국축구대표팀 중앙수비인 김영권은 이 골로 '전차군단' 독일을 멈춰 세우고 엔진까지 망가뜨렸다.
한국은 비록 조3위(1승2패)로 탈락했지만, 김영권은 팬들로부터 '킹영권', '빛영권'이란 찬사까지 받았다.
전주에서 태어난 김영권 선수는 해성중학교, 전주공고를 거치며 실력을 키웠다. 전주대학교에 입학한 뒤 1학년에 그는 2008년 춘계대학연맹전에서 전주대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2009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하고,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기여했다.
김영권은 프로축구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며 활약했다. 2010년 일본 FC도쿄에 입단하고 오미야를 거쳐 2012년에는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 FC에 입단했다.
정진혁 전주대 감독은 “김영권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지도자의 말을 잘 따르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선수였다. 언젠가는 정상에 오를 인재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회고했다.
그의 축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해성중 재학 시절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서 축구를 그만둘 뻔했다. 그는 “축구를 포기할 수 없다”며 전주에 홀로 남았다고 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김영권은 알제리전 2-4 참패를 포함해 조별리그 탈락을 막지 못했다. 상대 공격수에 너무 쉽게 뚫린다며 '자동문'이란 치욕적인 별명까지 얻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그는 주장완장을 차고 펼친 이란과 경기에서 0-0무승부를 거둔 뒤 "관중들의 소리가 크다보니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말하며 실언 논란까지 겪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표팀과도 한동안 멀어졌다. 하지만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대표팀 주전 중앙수비 김민재(전북)가 지난 5월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다시는 달지 못할 것 같았던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김영권 선수는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고 발전하겠다”고 전했다. /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