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점심은 우리에게 일상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점심이 맛이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매우 행복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매일같이 점심시간이 되면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는 일만 남을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우리아이에게 “급식”에 대하여 물어보았습니다. 저의 질문은 “학교급식은 먹을 만 하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커다란 기대를 하고 물어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반찬은 맛이 없다고 안 먹고, 밥만 먹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의 기대감은 낮아진 상태입니다.
최근에 제가 우리아이의 급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급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부모들과 교장선생님, 영양사 등이 모여서, 새롭게 바꾸어 보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우리아이에게 물어보니, “조금 바뀐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니야!”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우리아이는 바뀐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조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우리아이에게 물어보았는데, 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 옛날과 똑 같아!”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래도 전보다 조금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부분이 나아졌냐?”고 물어보니까, 우리아이는 ‘질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질적으로 좋아졌으면, 우리아이가 이제 점심을 즐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니까 한참을 생각하더니, “질이 좋아진 게 아니라 양이 좀 많아졌다.”라고 표현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아빠! 질이 좋아질 수는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로 우리아이는 ‘학교 식당 안에서도 조리하시는 분들의 서열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재료만 바뀌지 조리법은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우리는 “급식의 변화를 단지 ‘영양사’만 바뀌면 어느 정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조리를 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 분들이 새로운 메뉴 개발이나 조리법, 조리기구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아이도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밥을 챙겨주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지금도 할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할머니는 나의 입맛에 맞게 요리를 해 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도 이제 “직접 조리사 분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그 분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우리가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