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상업적 이익보다 교류의 공간으로
커피전문점, 상업적 이익보다 교류의 공간으로
  • 글 박상래, 사진 오세림 기자
  • 승인 2018.07.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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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이 만난 사람] 공익카페 운동 나선 유승민 호원대 교수

한해 커피 소비액이 맥주를 마시는 돈을 웃돌았다는 통계가 아니어도 커피열풍을 짐작하고 남는다. 번듯한 대로변은 물론 상가, 주택가까지 커피전문점이 한집 건너 한집 꼴로 들어선 지도 오래다. 큰돈을 벌었다는 소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전문점을 열어 재미를 봤다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도 이쁘고 아담한 커피점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다.

한데 군산 호원대에서 커피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유승민교수는 “절대 큰 돈 들여 커피전문점 열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은퇴자나 마땅한 아이템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몇 억 원씩 들여 커피전문점을 여는데 말리고 싶습니다”
유 교수가 ‘공익카페’운동을 펴는 이유다. 그는 최근 공익카페 ‘아날로그 카페 산타로사’ 개설에 나섰다. 아날로그는 먹고 마시는 것까지 속도에 지친 걸 느리게 되돌리자는 생각이고, 산타로사는 유 교수가 군산 은파유원지에서 “건강한 커피문화” 운동을 편 커피 전문점 이름이다.

공익재단을 운영하는 것도 아닌데 공익카페가 궁금했다. 유 교수는 커피를 마시는 것은 커피 향과 맛을 즐기는 것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교류하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며 카페를 상업주의에 물든 대형공간이 아니라 사랑방과 같은 공간으로 운영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여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달리 가맹비도 인테리어비용도, 매달 꼬박꼬박 내는 로열티도 없는 카페를 만들 생각이라는 것이다.
공익카페의 컨셉도 세 가지가 없는 3무 카페로 정했다.

첫째 바리스타가 없는 카페다. “제가 바리스타 배출을 하는 전문학과의 교수지만 동네의 작은 카페는 바리스타가 없어도 됩니다.” 쉽게 배워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을뿐더러 비싼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다.

두 번째는 커피머신이 없는 카페도 유 교수가 꿈꾸는 카페다. 로스팅한 커피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간단한 추출기능을 익히면 작은 카페에 최하 1,000만원에서부터 수천만 원까지 하는 머신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 많게는 수억 원씩을 들여 차리는 카페 비용 가운데 이런 비용을 줄이면 소자본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도 공익카페의 모토다. 일반 프랜차이즈는 가맹비, 인테리어비용, 물류비 등과 매달 3~5%의 로열티를 내야 한다.

세 가지를 없애 카페 개설비용을 계산해보니 임대료를 제외하고 어림잡아 5,000만원이면 가능하다. 실제 유 교수는 자신의 커피 박물관 아래 6평 규모의 견본카페를 열었다. 손수 설계해서 튼튼하고, 멋진 집을 짓고 도구와 집기를 갖췄다. “5,000만원 들었다고 하면 안 믿습니다. 제가 설계하고, 도구와 집기도 구입했습니다. 공익카페를 열려는 분들이 있으면 설계도, 구매도 도와드릴 겁니다”

제법 성공하고, 커피숍을 열려는 사람들이 찾아와 프랜차이즈를 내달래도 손사래를 쳤던 유 교수가 공익카페를 내겠다고 나선 건 나름 열정을 다해온 “건강한 커피문화” 보급을 위한 것이라고. 한가롭게 모여앉아 커피 향을 음미하며 대화와 교류를 해야 할 커피가 패스트푸드로 전락한 게 아쉬웠다는 것이다.

한해 수십만 명의 은퇴자들이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이 마땅한 직업은커녕 갈 곳마저 없다는 것도 공익카페를 시작한 동기다.
은퇴 후 적은 돈을 들여 스스로 운영하면 사회 봉사자로써의 삶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투자비용을 줄이면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수입도 올리고,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앉아 여유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님이 있으면 카페고, 없을 때는 사무실이 되는겁니다” 마땅히 갈 곳도, 할 일도 없는 은퇴자들이 사무실로 사용해도 무방한 카페를 열자는 생각이다. 또한 은퇴자 2~3명이 모여서 함께 오픈하게 되면 1~2천만의 비용으로도 가능하다는 게 유교수의 생각이다.

카페를 열면 일반 프랜차이즈와 같은 시스템으로 교육도 하고, 운영 노하우도 전수하고 모든 물류도 직거래 시스템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인테리어도 직접 하게 하되 설계도 지원한다. 한마디로 개설비와 로열티 없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인 셈이다.

유 교수는 대기업에 종사하다 커피에 미쳐 ‘사)한국커피문화연구협회’를 만들어 커피공부를 시작하여 “건강한 커피문화” 확산에 나섰다. 좋은 커피를 즐기게 하고 싶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각국의 커피산지도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태국에는 선교 차원에서 현지 건물을 직접 리모델링을 하여 커피바리스타 교육을 시키고, 커피재배 및 가공, 로스팅 등의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무궁한 커피자원을 이용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군산 성산에 커피 박물관도 지었다. 한데 그에게 병마다 덮쳤다. 지난 2012년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좋은 일을 하라는 뜻인지 기적처럼 살려주시더라고요” 몸을 회복해 저개발국가 지원에 더 열정을 쏟았다. 그러다 지난해 같은 병이 재발해 병원에 입원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오직 사회를 위한 공익에 힘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가 공익카페에 힘을 쏟는 이유다.

요즘은 공익카페와 더불어 전국의 공공기관 등에 “건강한 커피문화” 강의와 국내는 물론 해외에 이러기까지 열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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