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스탠드 업 코미디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스탠드 업 코미디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08.02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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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밤, 처음으로 나는 스탠드 업 코미디를 시도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남들을 빵빵 웃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더 이상 괴상한 유머는 그만 두었다.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던 주된 이유는 대부분 네덜란드식 가정환경에서 자라고 배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살던 작은 도시의 사람들은 개방적이질 못했다. 그들은 다른 문화를 듣지도 보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저 내가 자기들과 다르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코미디에 관한 서적을 읽고 코미디언들이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지 면밀히 실험을 보았고 흉내를 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가족은 내가 웃기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오로지 내 친구들만 나를 인정해주었다. 
지금부터 내가 어떻게 해서 그리고 왜 스탠드 업 코미디를 하게 되었는지 말하자면, 전주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전주 알리미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Oasis라는 장소에서 열리는 오픈 마이크 나이트에 관한 알리미가 올라와 있었다. 이 행사는 전적으로 오락프로가 아니었다. 전주에 살고 있는 고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서 나누어 주기위해 돈을 마련하는 모금 행사였다. 이 행사를 후원하는 단체는 Neighbourly, Neighborly다. 그들은 시간과 노력을 동원해서 자원 봉사를 하는데, 전주지역에서 좋은 일을 하며 애쓰는 사람들이다. 주제에서 두 개의 다른 스펠링이 주의를 끈다. 철자 “U”가 들어가 있는 단어는 캐나다와 영국식 영어다. 그리고 철자 “U”가 빠진 다른 단어는 미국식 스펠링이다. 행사에 참여를 원하면,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나는 참가 인원이 다 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했다. 아니다. 그들은 좀 더 많은 신청을 받을 수도 있었다. 나의 순번은 세 번째였지만, 막바지에 누군가 빠져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 차례 15분 전에야 나는 도착했다. 내 친구 Sherry가 캐나다에서 이삼일 빨리 도착을 했기에, 여러 가지 일정을 예약하느라 분주했다. 행사장에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쿠키와 브라우니 그리고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후원금을 낼 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내 차례를 바로 이어가자고 했지만, 이야기를 정리할 이삼 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전주와 한국에 살면서 내게 일어났던 재미있는 이야기와 내가 처음 이곳으로 온지 24년간 알고 지냈던 사람들에 관해 글을 쓰고 있었다. 몇 년 전에는 스탠드 업 코미디에 관한 책 한 권을 구입했는데,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책에 스탠드 업 코미디란 농담 따먹기 식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라, 흥미로운 결론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런 유형이이다. 
한 곳에서 20분을 서서 견딜 수 없는 불편한 내 무릎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높은 의자를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의 배려로 곧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애초의 계획대로는 청중에게 질문을 유도해서 끌고 가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을 시도하고자 했지만, 청중석이 시끄러워 나는 곧장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이 지면에 이야기 전체를 다 글로 쓰지 못하지만, 준비를 했지만 긴장해서 까먹어버린 이야기 하나를 하기로 한다. 이곳에 와서 두 번째 해에 일어난 사건이다. 나는 3명의 여자들과 동거를 했는데, 휴일이 오면, 우리 교사들은 따분했다. 특히 주중에 휴일이 끼어 있으면, 우리는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따금 몇 명이서 어울려 술을 마시기로 했다. 나도 종종 끼었다. 때는 3월이었고, 온돌 바닥은 여전히 따끈따끈했다. 그들은 일반소주와 칵테일 소주를 마시기로 했다. 칵테일 소주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 동거인 중 두 명이 술에 매우 취했다. 셋 중에 한 명이 술에 취한 그들 두 명을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 내가 나가서보니, 두 명은 마루에 기절해 있었다. 한참이나 시간이 흐르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소주가 엄청 쏟아진 술 바다에서 잠이 든 것이었다. 단지 그 점뿐이라면, 그다지 나쁘지 않다. 따끈따끈한 온돌 바닥은 소주를 증발시켜버렸고, 설탕은 바닥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고 말라버렸다. 문제는 그들의 얼굴도 바닥에 붙어버렸다. 처음 겪는 일이라 바닥에 얼굴이 붙어버린 사실에 관해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들은 당황했다. 급기야 도와달라며 그들은 울기 시작했고, 우리는 따뜻한 물과 수건으로 그들을 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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