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전주 별시(別試)
[온누리] 전주 별시(別試)
  •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 승인 2018.09.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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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 호남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
‘이충무공전서’는 조선 중기의 명장 이순신(李舜臣)의 유고 전집이다. 1795년(정조 19)에 왕명으로 이순신의 유고와 관계 문건을 망라해 규장각 검서 유득공(柳得恭)의 지휘 아래 간행됐다. 여기에 실린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 등은 임진왜란사 연구에 빠질 수 없는 귀중한 문헌이다. 임진왜란으로 삼도(三都, 한양·개성·평양)가 함락되고 함경도까지 왜군이 침략하여 나라가 위급하게 되자 선조는 장차 요동(遼東)으로 망명할 목적으로 의주방면으로 갈 때 왕세자인 광해군에게 종묘사직을 받들고 본국에 머물도록 분조(分朝)했다. 분조 정국에서 왕세자 광해는 1593년 12월 왕권을 갖고 전주로 내려와 별시 과거시험을 실시, 무과 1천여 명, 문과 9명의 급제자를 뽑아 왜군에 맞설 의병과 관군을 모으고 민심을 수습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등에 있다. 
조선시대 보통 3년마다 시행되었던 과거 시험을 식년시(式年試)라고 하는데 이외의 과거시험을 별시(別試)라고 한다. 그래서 별시는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특별히 인재를 선발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시행한 비정기적인 과거 시험이다. 그러나 1593년 전주 별시는 긴박한 전란 중에 치러진 구국의 과거시험으로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전주시민 나아가 전라인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대표적 역사문화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다.
임진년 8월 일진일퇴 하는 가운데 한산도에서 아군이 잠시 승기를 잡을 당시 왜군이 여러 번 호남을 엿보고 소란을 피우니 명장 이순신은 ‘국가의 군수물자가 모두 호남에 의지하고 있으니 호남이 무너지면 국가가 망한다.(國家軍儲 皆靠湖南 若無湖南 是無國家)’고 해서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충무공 이순신이 전란 중에 한 이 말은 아직도 호남사람들에게 큰 자부심으로 남아있다는 김순석 전주전통문화연수원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전주 별시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이 다음달 27일 오전 10시부터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의 기치를 걸고 ‘1593 나라를 구한 전주 별시’ 재현 행사를 갖는다.
앞서말 한 것처럼 ‘전주별시’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듬해 전란에서 나라를 구할 인재를 뽑기 위해 당시 세자였던 광해군이 1593년 12월 전주에서 과거시험을 실시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재현행사다.
풍류문화를 느낄 수 있는 ‘전주 별시’가 개최돼 문화의 수도, 전주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터이다. 지난해에 이은 이번 행사는 주민 참여형으로 확대, 과거 급제자들과 동헌에서 경기전까지 놀이 행렬을 진행하고 주민 뒤풀이 강강술래까지 선보이는 만큼 이번 전주 별시 행사가 매우 기대된다. 사족이지만. 얼마 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외교 사절들이 전주를 방문했을 때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의 동헌을 보여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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