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카디건
[온누리] 카디건
  •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 승인 2018.09.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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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건, 캐시미어, 더플코트….' 패션 의류에서 흔히 쓰는 용어들이다. 이런 이름들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카디건(cardigan)은 날이 추워지면서 요새 사무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옷 중 하나다. 가디건이라고도 불리는, 이 앞이 V자로 트인 스웨터에는 서글픈 사연이 숨어 있다. 매관매직으로 아무 실력없이 사령관이 된 '금수저' 장군들로 인해 희생된 '흙수저' 장병들의 억울한 혼이 담긴 옷이기 때문이다. 
카디건 탄생 이야기는 유럽 흑해 한가운데 놓여있는 분쟁지역인 크림반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림반도로 쳐들어 온 러시아군과 이를 막기 위한 프랑스, 영국, 터키 연합군이 맞붙은 크림전쟁의 격전지에서 카디건은 태어났다. 카디건은 이 옷을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제임스 토머스 브루더넬(브루드넬) 카디건 백작의 작위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크림전쟁에 기병 사령관으로 참전했으며 병사들에게 자신이 제작한 카디건을 입혀놓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제임스 브루드넬은 귀족 중에선 드물게 어릴 적부터 군인이 되길 열망했으며, 임관 가능한 연령이 되자 장교로 자원했다. 백작가의 젊은 귀족이 취한 태도는 근대국가의 군대를 지휘하는 장교라기보다는 중세시대 용병을 고용한 봉건영주에 가까웠다. 그는 가문의 부를 사용, 화려한 복장과 최고급 장비로 부대를 꾸몄다. 개인적으론 전장에서도 귀족적인 생활을 유지했다. 이는 다른 귀족 출신의 영국군 장교도 마찬가지였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했고, 이듬해 제임스 브루드넬의 부대도 전장에 투입됐다. 제임스 브루드넬이 지급한 최고급 장비가 전투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가 이끄는 기병부대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목숨을 아끼지 않은 혈전을 벌였으며 귀국한 제임스 브루드넬은 국가적 영웅이 됐다. 
제7대 카디건 백작이 된 제임스 브루드넬은, 군을 떠난 뒤에 사냥, 사격, 승마, 조정 등 귀족적 취미를 즐기면서 연회를 베풀었다. 국가적 영웅이면서 사교계의 총아였던 그는 유행을 선도했다. 그는 활동이 편하고 보온성 높은 니트를 고안해 입고 스포츠를 했다. 이것이 오늘날 모두가 즐겨입는 카디건의 유래다. 
카디건은 분류상 스웨터(sweater)의 일종으로 정식 명칭은 카디건 스웨터(cardigan sweaters)다. 스웨터는 '조정(漕艇)을 할 때 보온을 위해 입는 실뜨개 상의'로 되어 있다. 처음의 형태는 풀오버(pull over) 스웨터라고 부르는 통으로 짠 것이었다. 앞을 터서 입고 벗기 쉽게 만든 카디건 스웨터는 이보다 나중에 등장해 1925년부터 각광받는 패션아이템이 됐다.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똑똑한 패션 아이템 카디건. 올 가을 카디건으로 멋스럽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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