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유치원 명단에 `분노와 걱정'
비리 유치원 명단에 `분노와 걱정'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8.10.1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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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유치원 파문 확산… 교육당국 대대적 감사 착수 예고
학부모 “내 아이에게 피해 가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커

비리유치원 1800곳의 명단이 공개된 후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대대적인 감사를 계획하고, 유치원 단체는 사과와 함께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17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벌인 유치원 감사 결과 사립유치원 175곳이 비리 혐의에 저촉됐다. 2016년 76곳, 지난해 81곳, 올해는 지난달까지 18곳이 적발 대상이다.

물품관리 2곳, 비정규직 인사 10곳, 시설 1곳, 예산·회계 118곳, 인건비 17곳 등 적발 유형도 다양하다.
하지만 징계 수위는 대부분 주의 조치에 끝나 교육당국의 소극적인 감사와 솜방망이 처벌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덕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국가가 교육을 위해 지급한 돈을 개인이 착복하거나 회계문제가 발생한 것에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도교육청이 전수조사를 통해 향후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전북의 적발 건수가 타 시‧도에 비해 적다”면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가 소극적이거나 미흡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립유치원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운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도교육청이 도내 모든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파문이 확산하자 2020년까지 전수조사를 벌이거나 대대적 감사를 계획하고 있다. 조사 최우선 대상은 200명 이상의 원생, 원비 50만원 이상의 사립유치원이다. 다만 감사결과 실명공개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현재 초‧중‧고 감사 결과에 대해 비실명 처리하고 있는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대한 감사를 실명화 할 경우 형평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용림 전북유치원연합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황이 어찌됐건 학부모와 유치원 교사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철저히 준비해 감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감사나 조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먼저 법률과 행정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상덕 전북교총 회장은 “전북의 사립유치원 대부분은 회계작성 문제로 적발됐다”면서 “행정교육과 연수를 통한 교육을 정부와 교육청이 연구해야 한다”고 제도적 허점을 꼬집었다.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현재 전수조사와 감사는 사소한 회계를 트집 잡아 학부모 분노에 매를 맞게 하는 분풀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를 통해 문제가 적발됐을 경우 부실 운영한 사립유치원을 인수거나 정리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용림 유치원연합회장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기준이 없는 실정으로 특성에 맞게 법률을 개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준다면 수긍하고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걱정과 분노가 교차하고 있다.
전주 덕진구 호성동의 학부모 김모(38·여)씨는 “국가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비리를 저지르는 사립유치원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또다른 학부모 이모(48)씨는 “학부모끼리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유하는 상황에 있지만, 혹시라도 내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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