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선정을 위한 공청회가 문체부 주관으로 중앙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최종 추천된 무장기포일, 백산대회일, 황토현전승일, 전주화약일에 대하여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개최 직전 공청회 진행에 대한 문제제기로 인해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해와 공감 속에 무사히 마무리되어 14년 동안 막혀있던 기념일 제정이 이번엔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이번 공청회 자리에서는 특별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자리였습니다. 지금의 동학농민혁명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상 1894년 3월 이후로 참여자의 시기규정이 되어있습니다. 온 국민이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으로 알고 있는 1월의 고부봉기는 제외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발통문 작성에서부터 고부봉기, 무장기포, 황토현 전승 등의 과정이 단절된 사건 전개가 아니라 연속적인 혁명의 인적, 조직적, 지역적 확대의 과정이라는 데에 발표자들과 참여자들 대부분이 인식을 같이했고, 향후 특별법의 시기규정을 개정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기념일 선정 과정에서 문체부가 제시한 기준은 역사성, 상징성, 지역참여도였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단체에서는 정읍지역 의견을 대표해 황토현전승일에 대하여 발표를 했습니다. 15년 동안 하지 못했던 속 시원한 의견개진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던 55년 전부터 지금까지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에 앞장서고, 중심에서 나선 것이 정읍사람들의 지역이기주의가 아니었음을 얘기할 수 있어서 막혔던 가슴이 뚫렸습니다. 최초의 전승이라는 역사성, 이미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은 답사일번지로서의 상징성, 다른 지역과 뚜렷하게 대별되는 압도적인 시민참여도 등의 정당성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자부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참여하신 분들의 발표도 진정성에 공감하며 잘 들었습니다. 그동안 곡절도 많았고 구설도 많았지만 모두 최선을 다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마무리 지어야합니다. 그래야 갑오농민군 선열들에게 그나마 덜 부끄러울 수 있겠습니다. 우리 정읍에서는 어떤 날로 선정이 되더라도 흔쾌히 결정에 따를 것임을 이미 천명했습니다. 그리고 동학농민혁명을 가슴에 품고계시는 여러 단체들과의 단합에도 지금보다 더 힘을 쏟을 것입니다. 다른 지역도 모두 같은 마음이리라 믿습니다. 이 시점에서 또다시 기념일 제정을 방해하고 지역대립을 조장하려는 어떤 기도도 절대 용납되어선 안 됩니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면서 선열들의 뜻을 왜곡하여 자기 영향력을 가져보려는 삿된 의도들에 더 이상 흔들리지 말아야합니다.
조만간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 선정될 것입니다. 어떻게 결정이 되더라도 흔쾌히 받아들입시다. 그리고 부디 기념일 선정이 그동안의 지역 대립, 단체 대립, 견해의 대립을 단합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간의 논의에 참여한 모두가 동학의 정신을 되새긴다면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동학의 스승님들께서는 사람이 하늘이라 하셨습니다. 인류역사상 최고의 자주 선언입니다. 하늘은 모든 것의 주인이고 모든 것을 주관합니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고 모든 것을 주관해야 합니다. 그것이 동학선열들의 꿈이었습니다. 지금은 미국 대통령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학농민혁명은 실패한 혁명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기념일 선정을 마무리하고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