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방지 전류 흐르는 전깃줄 잡고 탈출한 ‘600만원의 원숭이’
탈출방지 전류 흐르는 전깃줄 잡고 탈출한 ‘600만원의 원숭이’
  • 양정선 기자
  • 승인 2018.11.0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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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자원지원센터서 전깃줄 잡고 탈출
생포할 계획이지만 환경 영향으로 죽었을 가능성도

 

1970년대 미국 ABC 방송이 제작한 ‘600만 달러의 사나이’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첩보 기관은 큰 사고를 당한 주인공 스티브에게 6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최첨단 의료기술로 새 인생을 살게 된 스티브는 상상하기 힘든 괴력을 발휘하며 정의를 수호했고, 시청자들은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발휘할 때 나오는 ‘띠리리리’하는 효과음을 즐겨 따라 하기도 했다.

600만 달러는 아니지만 몸값이 600만원 정도 하는 특수(?) 원숭이 한 마리가 탈출해 수색 작전이 사흘 째 이어지고 있다.

탈출 현장은 정읍의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센터는 지난 6일 방사형 동물 사육장 개장을 기념하는 준공식을 열었다. 탈출은 하필 준공식 당일 생겼다.
센터는 이날 멸종위기보호종인 붉은 털 원숭이 10마리를 입식했고, 그 중 생후 4년 된 원숭이 한 마리가 탈출 방지용 전류가 흐르는 전깃줄을 잡고 사육장 담을 넘었다.

7m 높이 담장을 가로지르는 전깃줄에는 1초 간격으로 8,000에서 1만2,000 볼트의 전류가 흐른다. 곰이 만지면 도망가거나 기절할 정도의 위력이다. 그런데 원숭이는 이 전깃줄을 이용해 담장을 넘었다. 센터 관계자는 “전류가 끊긴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걸 잡고 탈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곰도 기절하는 전류가 흐르는 전깃줄을 잡고 도망간 ‘600만원 특수 원숭이’의 탈출 추정 시간은 오후 3시께. 행사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관리자들은 탈출 1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4시40분께 소방서 등에 협조 요청을 했다.

“센터 뒷산으로 달아났다”는 관계자 제보에 따라 야산을 중심으로 소방, 경찰, 센터 등에서 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일단 탈출 원숭이는 유해성이 없는 만큼 생포할 계획이다. 최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를 사살해 논란이 발생한 점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계자는 “실험용인 이 원숭이는 먹이를 받아먹는데 익숙해져 있고, 이틀간 내린 비와 갑작스런 기온 변화 영향에 이미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시민단체인 정읍시민행동은 “영장류센터는 관리능력 부족을 준공식 첫날부터 보여줬다"며 "센터의 운영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센터 관계자는 “당시 시설 관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면서도 “사고가 발생 한 만큼 다시 한 번 시설을 점검해 보수공사를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읍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으로 2014년 204억이 투입돼 설립됐다. 현재 1,090마리의 붉은털원숭이·게잡이원숭이 등 영장류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장류 한 마리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600여 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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