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콩으로 세계인 건강 지키고 싶어요”
“우리 콩으로 세계인 건강 지키고 싶어요”
  • 글=권동혁 기자, 사진=오세림 기자
  • 승인 2018.11.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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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이 만난 사람]
우리 콩으로 동탑산업훈장 탄 콩순이
전주함씨네밥상 대표 함 정 희

 

오로지 ‘우리 콩’이다. 다른 것은 쳐다보지 않았고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았다. 그래서 콩 없이 살아온 과정을 말하기 어려운 ‘콩순이’라 불린다.
토종 콩 식품과 신선한 친환경 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전주 함씨네 밥상’ 함정희(65) 대표가 일을 냈다. 그 얘기 속으로 들어간다.

◇ ‘동탑산업훈장’ 수상, 서울대 명예의전당 등재

함 대표는 지난 9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우리 콩을 대중화해 밥상에 올리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지 20여 년 만에 정부가 그 노력과 헌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상을 받던) 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냥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그동안의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보상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지난달 함 대표를 서울대 명예의 전당에 등재하고 등재기념패를 전달했다.
토종 콩을 보존하고 콩을 이용한 두부와 청국장 등 건강음식을 만들어 온 공로라는 이유를 밝혔다. 명실상부 콩 하나로 명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
“콩에 어떤 뜻이 숨어 있는지 아시나요? 꼭 오고야 말 행복이란 뜻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야 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함 대표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좋지 않은 식습관으로 건강을 잃어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콩을 통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또 그런 음식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이 다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 유전자변형식품 강의 듣고 우리 콩과 인연 맺어

어렸을 때 유독 콩에 대한 애정이 많았다. 콩 들어간 반찬이 없으면 밥을 안 먹을 정도였다. 밥 짓기 전에 솥에 콩이 들어가 있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중매로 두부공장을 하는 집에 시집을 갔다. 그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원 없이 두부 먹어보겠다는 생각에 바로 결혼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유전자변형식품 강의 듣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 콩과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두부공장 며느리로 넉넉한 생활을 해오던 그는 마흔 여섯 되던 해 친환경 농산물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수입 콩을 그대로 사용하면 5,000년 역사 문을 닫는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날부터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생산과 보급, 소비를 막는 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
“처음엔 잘 몰랐어요. 저희가 만든 두부는 사실 모두 수입산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우리나라를 망하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됐어요.” 그가 더 심각하게 느낀 것은 수입콩 중 적지 않은 수가 유전자변형을 했다는 점. 
식탁에 오르기엔 검증이 빈약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리가 먹는 콩은 대부분 수입산이에요. 아메리카 대륙에서 오는 것이 많은데 보통 3년 정도 묵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것도 배로 옮기면서 약품을 사용한 것이 식탁에 오릅니다.” 

◇‘두부 재료 국산으로’ 뚝심으로 밀어붙인 투쟁 

우리 콩은 유전자 조작이 없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국산 콩으로 재료를 바꿔 두부를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예전부터 시댁에서 운영한 수입콩을 원료로 한 두부공장이었다.남편에게 “국산으로 재료를 바꾸자”고 했더니 “일부만 국산으로 사용하자”는 답이 돌아왔다. 함 대표는 ‘같은 공장에서 수입과 국산을 같이 사용해 제품을 만들면 누가 100% 국산 두부인지 믿겠냐’고 생각했다. 남편에게 “국산으로 전부 바꿔 두부를 만들자”고 했다.
남편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하다 2001년 10월 수입에서 국산으로 두부 재료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남편도 함 대표의 뜻을 결국 꺾지 못한 것이다. 간장과 된장, 밀가루까지 전부 우리 농산물로 바꿔 공장 직원들의 식탁부터 바꿨다. 반응은 뜨거웠지만 매출은 정반대였다.
뚝 떨어진 매출에 나날이 재산이 줄었다. 대출을 받아 회사 운영하다 땅이며 집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다. 매입한 콩 값을 지불하지 못해 쩔쩔맬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몸에 좋은지는 알아도 가격이 비싼 탓에 거래처에서 선뜻 구매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우리 농산물로 좋은 음식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딸까지 1톤 트럭 운전 연수를 시켜 배달에 나설 정도로 모든 열정을 쏟았다. 그렇게 ‘우리 콩’으로 만든 함 대표의 제품은 하나 둘씩 인정을 받아갔다.

◇“우리 것이 최고” 대학원에서 연구하며 열정 쏟아 

우리 식품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대학원에 진학했고 2007년에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한국식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항암효과가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와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는 마늘청국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100% 친환경 우리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내놓는 식당을 하고 싶어졌다.
쥐눈이마늘·콩을 이용한 청국장을 개발했다. 특히 쥐눈이마늘은 특유 성분 때문에 약을 쓰지 않으면 제품 생산이 어려웠지만 특허를 받으면서까지 개발에 성공했다. 박원순이나 조정래, 홍성대 같은 유명 인사도 “최고의 음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종에 해독제고 항암제 역할을 해요. 이걸 먹으면 한 두 달 사이에 몸이 전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노밸생리의학상, 미슐랭가이드 등재 도전

함 대표는 또 다른 도전을 할 생각이다. 어쩌면 너무 멀고 힘든 도전일 수도 있다.
노벨생리의학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1970년대 토종 ‘앉은뱅이 밀’이 미국에서 노벨생리의학상을 탔다. 농작물로서는 처음이었다. 2015년에는 중국에서 ‘투유유’란 사람이 ‘개똥쑥’으로 말라리아 치료 효과를 입증해 노벨상을 탔다.
상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콩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른 도전도 있다. ‘미슐랭가이드’에 등재되는 것이다.
미슐랭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식당들도 많이 찾아다녀 봤고 음식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
몇 년을 연구 끝에 생긴 목표는 화학감미료 같은 첨가제 없이 우리 토종 음식만으로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다.
식후 커피와 같은 디저트를 먹는 식습관에 따라 자연친화적이고 진실된 한국만의 디저트 같은 요리도 도전하고 싶다.
이렇게 안전먹거리, 건강먹거리, 웰빙먹거리를 연구하다보면 언젠가는 미슐랭가이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음식이 곧 약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함씨네 밥상 너른 마당에는 ‘약념(藥念).’ 이란 글귀가 있다. 그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에게 약념을 선물할 날이 올 날을 기대해본다. /권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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