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무너지는 무릎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무너지는 무릎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11.22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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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주차스티커 하나를 원한다. 이기적인 생각이나 게을러서가 아니다. 나의 경우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증이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숨이 턱 막히는 고통이다. 나는 이런 통증을 호소한다. 심할 경우는 숨쉬기조차 힘들다. 강아지들과 산책을 나갈 때-녀석들에게 운동으로 산책이 필요하다- 100미터만 걸어가도 나는 멈추어 1~2분이라도 주저앉아 힘겹게 숨쉬기를 해야 한다. 건강이 아주 안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무릎이 심하게 아프기 때문에 숨을 들이킬 수가 없다. 눈물은 소리 내어 울다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통증 때문이다. 가끔 통증 때문이라는 나의 호소에 사람들이 내게 욕을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집에 있을 때, 밖에서 우리 집을 엿듣는 누군가는 집안에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무릎의 통증 때문이 아니라면, 필시 집안을 엉망으로 어질러놓은 강아지 녀석들을 향해 내가 소리를 내지르는데 말이다. 그 상황은 사람들 대부분에게는 소소한 일거리로 여길 일이지만 나로서는 청소를 하기위해 몸을 굽히는 행위가 무릎에 압박을 가하는 동작이다. 그때 통증은 무릎을 따라 번개가 치듯이 때린다. 
계단을 오를 때, 그곳에서 나를 알고 있는 누구라도 내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는 이가 없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내 걸음걸이는 휘청거리며 철책 손잡이를 움켜쥐고 양팔로 몸무게를 가름한다. 간혹 철책이 없다면, 중심을 잡기위해 지팡이가 필요하다. 우스꽝스런 걸음걸이는 중심을 잃기 쉽고 아주 작은 장애물에도 걸려 넘어진다. 다행히 그동안 단 한번 땅에 굴렀지만, 무릎 보호대가 땅에 부딪쳐서 깨져버리고 바닥에 넘어진 내가 도움의 손길 하나 없이 속수무책으로 버려질까 나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다. 내 무릎 부상에 관해 모르던 동료 한명에게 나는 들켜버리고 말았는데, 그녀는 나를 무척이나 걱정해 주었다. 고마운 마음이었지만, 나는 더 이상 타인의 도움을 원치 않는다. 건강상태는 내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이 된다고 인정한다. 현장에 참석하고 참여하는 일을 그만 두었다. 많이 아프기 때문이었다. 배구도 4월부터 포기했다. 토너먼트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도 나가지 않는다. 의자나 벤치에 않아 있는 것조차도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Kotesol 국제회의에서도 나의 역할에 제한을 두었다. 서 있거나 걷는 일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증이 오면, 사람들이 두려워할 정도로 내 성질은 믿기지 않게 날카롭고 까칠해진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통증 때문에 무릎이 떨려 주저앉는다. 우리 학생들은 무릎으로 통증이 관통할 때나 강의하면서 서있을 때 내 얼굴에 나타나는 경련을 목격해왔다. 종종 앉아 있다가도 경련이 난다. 모르는 사람들은 다른 관점에서 나를 판단할 것이다. 차에서 내릴 때도 그들은 내가 다리를 떨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문을 향해 매끄럽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데, 겨우 몇 미터를 가면 무릎이 무너지면서 중심을 잃는데 몇 해 동안 겪어온 최악의 극심한 고통이 닥치는 상황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우리 집 문 가까이에 주차를 할 수만 있다면, 걷는 거리가 줄어들 것이고 충격적인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집으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 아직은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고 속으로만 비명을 지르기 때문에 법적으로 내가 특권을 가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장애인 스티커를 붙인 차에서 누군가 내릴 때, 그들은 시작은 순조롭게 나아갈지 모르지만 건강한 모습을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필요성과 장애인 스티커도 없이 장애인 주차 구역에 차를 대는 작자들을 보면 내가 화를 내는 이유이다. 그저 불편함 때문이 아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말이다. 잔인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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