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학원선행 학습금지법'
실효성 없는 `학원선행 학습금지법'
  • 양정선 기자
  • 승인 2018.11.22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행학습금지법 시행 5년, 학원가 선행학습 광고 여전
교육청, "위반 과태료 등 제재 규정 없어 단속 어려워”

21일 오전 전주 완산구 효자동의 학원가. 학원생 유치를 위한 홍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그 중 ‘중학과정 압축해 고등과정 미리 준비’라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해당 학원에 “현수막을 보고 전화했다”고 말하니, 익숙한 듯 학원 수업 과정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현수막을 보고 전화한 사람이 많냐”고 묻자 “열에 아홉은 ‘현수막 보고 전화했다’고 한다”고 했다.

덕진구 송천동 학원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유리로 된 창문에 ‘(중등반)영어고등선행’, ‘(중등반)수학고등과정’ 이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인터넷에서는 경쟁이라도 하듯 상황은 더욱 심하다. 한 종합학원은 “차원이 다른 교육을 해주겠다”며 “초·중·고 선행 및 심화응용을 통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게 해주겠다”고 홍보했다.
학부모 윤선화(46)씨는 “아이들 학원을 찾을 때 ‘선행학습’이라고 적혀있는 학원이 더 눈길이 간다”면서 “‘다른 아이들보다 교육이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선행학습’이라고 적혀있는 학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학원, 교습도 또는 개인 과외교습자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를 할 수 없다.
하지만 학원들은 여전히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있어 유명무실한 법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교육청이 선행학습금지법 시행 5년 동안 단속한 건수는 올해 전주에서 적발한 4건이 전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학원 수만 3,274곳이고 전주만 2,140개에 달한다”며 “점검을 나가고는 있지만 모든 학원을 살펴보기 힘들어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학원을 찾아내기 어렵다”고 했다.
단속을 해도 잠시뿐 과태료 등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교육당국 역시 선행학습금지법 근절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행학습금지법이 만들어 지긴 했지만 단속 가이드라인이나 처벌 할 수 있는 법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행 된지 5년이 지났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회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선행학습 유발 광고나 선전을 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로 실행 시기는 미지수다. /양정선 기자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