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며칠인가? 지금 몇 시지? 이거 얼마예요. 너 몇 살이니? 등으로 이어지는 대인관계와 일상생활들,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숫자’와 마주하며 살아간다. 

‘숫자와 수학’의 관계는 전문가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이런 등식이 그리 친근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21세기를 살면서 통계놀음에 젖어있다. 이러한 숫자의 통계는 외견상 그 시대의 사회적 현상을 직간접으로 설명해준다. 달리 설명하면 우리사회는 ‘수(數)’에 의해 표현되고, ‘수’에 의한 틀 속에 갇혀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수’를 헤아리는 것은 우리들을 묶고 있는 현상들이 객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수’는 현실이다. 즉 현실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현상이 통계이기에 그래서 통계는 정확해야한다. 절대로 왜곡되거나 다른 의도를 가져서도 안 된다. 그래서 설명이나 해석의 차이는 반드시 상호검증을 통한 객관적인 논리가 뒷받침해야 신뢰성이 있는 것이다.

모든 숫자들은 어떤 의미든 내용을 지니고 있다. 우리들은 때로는 작은 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무시할 때가 있다. 몇 십 원의 거스름돈이거나, 작은 금액을 훔친 도둑을 만났을 때, 자기와 관계가 없으면 위선의 아량을 베푼다. 물이 끓기 전의 99도에서 극히 작은 숫자의 1이 더해질 때, 그 상황의 변화는 엄청나게 달라져 간다. 

축구선수 중 골게터의 등번호는 왜 10번일까? 약은 왜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할까? 한국 사람들은 왜 3과 7이란 숫자를 그리 좋아할까? 애창곡을 왜 18번이라고 할까? 야구는 왜 9회까지로 한정지을까? 부자의 상징은 왜 100만장자라 할까? 이렇게 더듬어 가다보면 끝이 없다.

그렇다면 ‘숫자의 역사’는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들은 중등학교 시절에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를 배웠다. 숫자들도 문명의 발상지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표현되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숫자가 생겨난 곳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유역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숫자는 BC.3200년 경 부터 수메르인들이 쐐기문자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들이 썼던 1은 ‘?’표시로 10은 ‘◀’를 결합시켜 사용하였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60진법을 사용 했고 이것들이 오늘날 천문학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의 숫자는 상형문자의 형태다, 이들은 10을 나타낼 때는 막대를 구부렸고, 당시 측량용 새끼줄은 100단위의 길이라서 100은 새끼줄 모양을 본떠서 나타냈다. 

중국의 숫자는 음수를 사용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산목(算木)을 나열시켜 계산을 했다는데, 양수는 빨간색, 음수는 검은색 산목을 사용했다고 한다. 

인도의 숫자는 현재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1,2,3,4,5,6,7,8,9,와 0의 기원이 되었으며, 1400~1500년 전부터 사용했다고 한다. 인도에서 발명된 이 숫자들이 아라비아상인들을 통해 아라비아에 전달되어 유럽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들은 평소에 공기나 물, 불이나 전기, 이웃 등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다가 잃어버렸거나 없어졌을 때에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렇게 중요하고 고마운 것들의 존재에 대해서 왜 무뎌질까? 만약에 숫자가 없었다면 일상에서의 불편한 정도는 어느 만큼일까? 

/김 형 중(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