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취업을 위한 ‘희망의 터전’ 문 열다
발달장애인 취업을 위한 ‘희망의 터전’ 문 열다
  • 글=권동혁 기자, 사진=오세림 기자
  • 승인 2018.11.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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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이 만난사람] 전북발달장애인·맞춤훈련통합센터 개소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북지사 양 종 주 지사장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사장 조종란)이 지난 26일 ‘전북발달장애인‧맞춤훈련통합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화훈련시설인 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기업의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훈련 과정을 운영하는 맞춤훈련센터가 통합‧설치된 것이다. 이번 센터 개소는 그동안 취업 훈련을 받을 시설이 없어 사실상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전북지역의 발달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취업 희망의 터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전북신문이 희망의 센터를 찾아 어떤 시설이 있고, 무엇을 하는지 꼼꼼히 확인해 봤다. /편집자주

 

△“여기가 은행이야? 마트야?” 실제와 똑같은 훈련 시설에 탄성

전주 덕진구 백제대로 71 뱅크빌딩. 11층부터 15층까지 면적만 1,000평 넘는 공간이 장애인 취업의 희망 공간이다. 전주 덕진구 인후동의 고용노동부종합청사에 있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북지사가 이전하고, 전북발달장애인‧맞춤훈련통합센터가 새로 만들어졌다. 명실상부한 장애인 취업과 고용의 핵심 기관이 된 셈이다.
27일 발달장애인훈련센터가 있는 15층의 문을 열자, 커피숍과 병원, 편의점, 마트가 눈에 띄었다. 모든 시설은 실물의 축소판처럼 만들어져 금방이라도 커피가 손님의 테이블 위에 놓여지고,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를 돌볼 것처럼 보였다. 편의점과 마트에 진열된 제품도 모두 현실의 환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착각을 불러올 정도였다.
이곳은 발달장애인들이 직업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장애인들은 이 시설에서 이것저것을 체험해 보며 자신에게 어떤 직장이, 어떤 일이 적성에 맞는지 파악하게 된다.
‘효사랑요양병원’으로 꾸며진 체험관 내부는 환자가 누워있는 병실과 똑같은 환경으로 조성됐다. 장애인들은 이곳에서 환자의 요양과 재활을 보조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장애인이 어떻게 환자를 보조하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환자복 정리와 식사를 보조하는 등 비정상인이 보면 단순한 일에 해당해 지속적인 훈련만 받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남양유업관’은 아기 기저귀 갈기, 목욕 순서 익히기, 분유 먹이기, 아기 용품 정리하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옆방의 ‘이랜드잇관’은 주방 보조를 체험하는 곳이다. 식재료를 손질하고 세척하기도 하고, 식기세척기를 직접 사용해보면서 본인의 잠재된 개성과 능력을 실험해 볼 수 있다. ‘전북은행관’으로 들어가 보니 실제 은행과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시설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2대의 현금입출금기는 금방이라도 현금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전북은행이 설치한 이 기기는 실제 전산과 연결만 되지 않았을 뿐, 입출금에 대한 모든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장애인들은 스스로 통장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때론 은행원이 돼서 고객을 맞이해보는 기회를 갖는다. 마트와 의류점 등에서도 체험자들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재고를 정리하고 제품을 진열해 보기도 한다. 의류점에서는 스팀다리미로 옷을 다려 진열한다. 전북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이곳에 2명의 특수교육담당 장학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특수교육 대상자들에게 체험 기회를 주고, 이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서다.

 

△ 장애 정도 평가 후, 실제 취업에 맞는 현실적 훈련 공간 제공

14층은 체험을 마친 발달장애인들이 실제 취업을 위해 훈련을 하는 곳이다.
단순 조립과 포장 업무를 위해 설치된 컨베이어벨트와 테이블, 각종 공구, 박스 등이 잘 정돈돼 있었다. 한편에 마련된 평가실은 장애의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 곳이다. 장애인의 수준에 맞는 훈련과 취업처 추천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다. 센터는 이 평가실을 통해 장애인들이 취업할 수 있는 영역을 최대한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훈련실은 6개월 단위로 연간 80명에게 훈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13층은 맞춤형훈련센터다. 말 그대로 취업이 확정된 상태에서 해당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을 그대로 해보고 익히는 곳이다. 최근 ‘쿠팡’에 채용이 결정된 7명의 발달장애인은 이곳에서 재택근무 연습을 하고 있다. 쿠팡 직원의 교육에 따라 실제 일할 시간에 맞춰 똑같이 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쿠팡 직원 명찰을 달고 당당히 사회에 나선다.
옆방에서는 네일케어 훈련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리저리 손톱을 만지고 다듬는 모습에 열정이 가득했다. 이들은 전라북도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각 자치단체 주민센터에 배치돼 주민의 복지 향상 업무 지원에 투입된다. 업무는 훈련센터에서 연습한 내용 그대로다. 센터는 기업과의 지속적 협의로 이같은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 도 단위 첫 센터 개소…양질의 장애인 취업 산실 기대

전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는 서울과 인천, 광주,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문을 열었다. 도 단위에서는 전북이 처음이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올해 전북을 시작으로 대전과 경기에도 비슷한 시설을 개소할 계획이다. 현재 시설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사례는 전체 훈련생 289명 중 88%인 254명에 이른다. 훈련생이 장애인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취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맞춤훈련센터 역시 기업의 인력 수요와 지역 산업 특징에 맞는 직업 훈련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맞춤훈련센터는 서울, 천안, 창원 등 3곳으로 전주까지 포함하면 4곳으로 늘어난다. 맞춤훈련으로 인한 성과는 554명 중 95%인 526명이 취업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전북지역 센터 개설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점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발달장애인 특성에 맞는 직업 훈련을 통해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전북권의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 훈련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에 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맞춤형 훈련으로 장애인의 취업 역량과 영역 확대 될 것” 
-양종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북지사장

-발달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시설 개소로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전북지역에는 지금까지 직업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문 기관이 없었다. 권역별로 직업 능력을 개발하는 곳이 전남 함평과 대전에 있는데,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많이 따랐다. 그만큼 장애인의 취업과 훈련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훈련 기관이 문을 열면서 수준 높은 체험과 교육이 가능해졌다. 특히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게 된 것은 앞으로 발달장애인들의 취업 역량과 영역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다.”

-시설은 좋은데 장애인 취업에는 아직도 걸림돌이 많다.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발달장애인 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의 취업에 가장 큰 걸림돌은 ‘편견’이란 것이다. ‘장애인이 어떻게 하겠어’라는 생각 자체가 이런 편견을 만든다. 하지만 발달장애인들은 오히려 비장애인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비장애인이 보면 극히 단순한 일이라 지겨워서라도 못하지만, 발달장애인들은 일정 훈련을 받으면 그 일에 흥미를 가지고 묵묵히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센터 개설이 장애인 취업에 얼마나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가.
“이번 센터 설립을 통해 전북지역 1만3,000여 명의 발달장애인과 6만2,000여 장애인의 직업 훈련과 취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가 본래의 취지나 목적대로 잘 운영돼야 이런 계획이 가능한데, 장애인은 물론 도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장애인 본인들의 취업을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사업주들도 이익이 발생해야 추가로 고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취업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 스스로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비장애인의 관심과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권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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