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퍼펙트 스톰

 

한국 경제를 두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곧 진입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퍼펙트 스톰’은 여러 악재가 모여 경제가 대혼란에 빠지는 현상을 뜻한다. 원래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다는 뜻의 기상용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2012년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초 ‘퍼펙트 스톰(The Perfect Storm)'은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영화이다. 이는 악재가 한꺼번에 밀려와 손쓸 수 없는 경제 위기를 빗대 주로 사용된다. 원래 기상용어인 이 단어는 위력적이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재해와 동시에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는 경우를 말한다. 부산 수영구 앞바다에 태풍으로 인해 생긴 큰 파도가 배들을 덮쳐 한 선박이 전복돼 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재난을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진짜 재난처럼 보이게 만든 영화이다. 할리우드 계보로 따져 본다면 분명 이단적이다.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부은 기가 막히는 폭풍우, 그러나 영웅은 없다. 엄청난 폭풍우는 이전 어떤 영화에서보다 사실적이고 위압적이다.
이 영화는 1991년 10월 대서양에 몰아 닥친 사상 최대의 폭풍과 그 속에 갇혔던 사람들의 실화에 바탕을 둔 세바스찬 융거의 소설을 ‘유보트’ ‘아웃 브레이크’를 만들었던 볼프강 피터센이 영화화했다. 350만 권이 팔려 나간 원작의 암울한 분위기를 뒤집기란 처음부터 어려웠다. 남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더 멀리 항해를 나간 빌리 타인(조지 클루니) 선장. 선원들에겐 모두 절박한 무엇인가가 하나씩 있다.
영화는 인간은 자연을 해치고, 결국 자연은 인간을 응징한다는 극단주의적이고도 암울한 생태주의가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한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한국 경제에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는데, 엔진이 고장난 조각배에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들린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와 직장에 대한 불신이 커져 혼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를 꼽고 있다. 정부가 헛발질하고 있는 동안 저금리 시대를 맞아 넘쳐나는 유동성은 주택시장으로 줄곧 밀려들었다. 덕분에 아파트 가격은 폭등하고 집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가계부채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구조적으로 한국 경제는 일본 경제처럼 엘(L)자형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박근혜 정부는 이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경제 부문 사령탑을 다시 꾸린 만큼 이를 중심으로 연착륙 정책을 계속 내놓아 위기의 가능성을 최대한 분산시켜야 한다./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