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의 예술혼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다음달 3일까지 서울관(가나인사아트센터 내)에서 ‘천년, 전라굴기’전을 갖는다.
이는 전라도 정명(定名) 천년을 맞아 전북도립미술관이 마련한 세 번째 천년전라기념 기획전이다.‘천년, 전라굴기(全羅?起)’전은 전라도 정명 천년을 맞아 미술관의 소장품 중에서 전라의 자연과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드넓은 평야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을 품은 전라도 풍경의 서정성과 격동의 역사 속에서 꿋꿋하게 이 땅을 지켜 온 사람들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작품들이다.
굴기(?起)의 사전적 의미는 산이 불뚝 솟음, 벌떡 일어섬을 말하며, 기울어져 가는 집안에 훌륭한 인물이 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하는 출발선에서 탁월한 미감과 품격을 가진 전라미술을 공유한다.
박남재화백의‘격포의 파도’는 격포바다의 파도치는 풍경을 대담한 화필과 과감한 생략을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자연의 궁극적인 정신성과 장엄성 및 불변성을 작가 특유의 표현기법으로 조형화하고 있는 대표작이다. 홍성녀(1959~)의‘지리산’은 시원하고 대담한 구도로 지리산의 장엄한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다.
문주호의‘Showcase-09’은 풍요로운 시대의 잔류물인 플라스틱 일회용 컵의 이미지를 차용한다. 급박하게 흐르는 가치관, 물질의 풍요로 채울 수 없는 우리 내면의 빈곤함이 화려한 컵의 표면과는 달리 빈 컵의 공허함처럼 이 시대를 상징한다.
김한창‘魚山-다라니’는 木魚의 유래와 魚山이야기를 응축시킨 입체작품으로 순수 한국산 소나무와 아크릴 물감, 단청 안료를 사용했다. 이 작품의 목어는 단순한 목어가 아니라 진정한 진리, 즉 다라니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권성수의‘공존공간-모악산’은 모악산을 돌아다니며 그 곳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모악산의 공간을 작품 속으로 끌어 들여 함축적인 현대 조형언어로 표현한 작품이다. 안봉주의‘웃는 전북 웃는 이웃’은 2009년 3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매주 월요일 전북일보 <웃는 전북 웃는 이웃> 코너에 수록된 우리 이웃의 웃는 사진이다.
김두성의‘이의 있습니다!’는 공사 현장에 버려진 멀쩡한 자투리 목재들을 겹겹이 쌓고, 붙여서 덩어리를 만들고 다시 자르고 깎아서 만든 작품이다. 진창윤의‘녹두 장군’은 2014년 동학혁명 12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빠른 붓놀림과 화려하지 않은 색채의 얼굴, 마치 백성들의 눈물처럼 화면 전체에 떨어지는 녹두꽃으로 화면을 구성했다.
이상조의‘이어지다 1’은 백제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고, 연구자들로부터 백제에 대한 집중 강의를 들으면서 현장에서 마주쳤던 유물에서 얻은 영감을 시리즈로 만들었다. 백제 유물의 이미지를 콜라주하고 이것을 텍스트와 결합시킨 15개 정방형의 작품들로 병치하는 방식을 통해 진취적이고 월등했던 백제문화의 정신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백제라는 지나간 과거의 시간과 지금 현재가 시공간을 초월, 상호 소통함으로써 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의 작품이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