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예절, 진정한 광복
[특별기고] 예절, 진정한 광복
  • 김 용 우 우리누리 전의감
  • 승인 2018.12.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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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여 교양인일수록 상류 사회일수록 예절을 중시한다. 영국의 왕실, 유럽의 귀족들, 로마 교황청, 전 세계 명문 가문들, 가깝게는 유교 기반의 조선 시대가 바로 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품격 높은 사회였다.
일제 강점기 때 이를 무력화시키고 국민의 수준을 낮추기 위한 계략이 펼쳐졌다."고리타분하게 예절 따지다가 나라가 망했다. 경제가 우선이다. 돈이 최고다."일제가 주입한 이런 식민 신념들이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정작 일본 사람들은 매사 공손하게 "스미마셍"을 입에 달고 산다. 차 한 잔 마시면서도 깍듯한 다도를 지켜나간다. 정작 그들 문화의 원류였던 우리는 군사 문화와 산업화에 따르는 부작용으로 황금만능주의가 날로 팽배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너무 천박해졌다. 축재와 출세에 급급하지 않고 꼿꼿하게 품위를 지키던 선비 정신을 찾기 힘들다. 인성이 결여된 졸부의 갑질이 횡행한다. 심지어 대다수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사자(死者)의 위치에 서서 혼례를 치르는데도 아무도 바로잡지 않는다. 예식을 주관해야 하는 주례들은 귀담아듣는 이도 별로 없는 주례사에만 공력을 들인다. 예식(禮式)인데 예(禮)는 없고 온갖 겉치레만 번지르하다.
불행하게도, 지난 수십 년 동안 동창회 행사에서 악수를 제대로 하는 친구를 꼽으라면 열 손가락이 충분하고 남는다. 정치인들이 엎드려 절하는 경우에 예법에 맞게 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읍(揖)이 수반되는 의식큰절을 하는 조문객은 보기가 매우 어렵다. 자기 자녀에게 우리 절하는 방법을 자신 있게 가르칠 수 있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아이고, 뭘 그리 꼬장꼬장 예절을 따지고 그래? 남들 하는 대로 대충 해" 일제가 심어 놓은 이런 저급 의식이 아직도 우리를 지배하는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 일본인들은 진즉 물러났지만, 대한민국은, 한국인들은 진정으로 광복했는가? 일제 마지막 총통의 말이라고 회자하는 것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아서 실로 섬뜩하다.
‘우리 대일본제국은 패전하였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이 아니다. 내가 장담하건대, 조선인들이 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여 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들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역사를 비롯하여 우리가 잃은 것, 우리가 잊은 것이 너무나 많다. 어디서부터 우리 것을 되찾아야 할까? 그 시작점은 예절이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지켜야 하는 것이 예절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회복은 민족혼의 일깨움이다. 예절의 부활은 민족의식을 되찾는 실마리며 문화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내년이 3.1 만세 운동 100주년이다. 진정한 광복과 새 시대의 만세 운동 삼아 우리 절 배우기 캠페인이래도 펼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고등학생들에게 특강을 했다. "선비의 사회생활 예절"은 만남 예절, 위치 예절, 인사 예절, 태도 예절, 성교 예절로 구성했지만 정작 내가 학생들에게 전한 당부는 하나다. 내가 믿는 바는, 천손(天孫) 사상으로 수 천 년을 이어온 선비, 그 예절 바른 DNA가 아직 우리 핏속에 여전히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품격 높은 사회를 우리가 복원하자. 예(禮)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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