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전문대학 `유턴입학' 꾸준
대졸자, 전문대학 `유턴입학' 꾸준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8.12.0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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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2016년 268명, 지난해 304명, 올해 255명
전주비전대, 문성휘 학생 대전 한남대 재학 중 방황
기계 관심있던 중 포스코 취업 목표로 자격증 취득

#1. 지난 2010년 문성휘(28)씨는 대전의 한남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관심이 없는 분야였지만 “경영학과에 무조건 가야한다”는 집안 분위기를 거스르지 못했다. 학과 공부가 재미가 없어 공무원 시험 준비도 해봤지만 결국 자퇴서에 도장을 찍었다.
기술을 배우기로 마음먹은 문씨는 용접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계를 다루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꿈이 생겼다. 전문대인 전주비전대학교를 찾은 그는 취업담당과 기계과 교수를 수 차례 찾았다. 면담을 거듭한 그는 ‘이 대학을 나오면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입학 후 1년 만에 가스, 정보처리, 위험물, CAD 등 각종 자격증 11개를 취득했다. 지난 2월 졸업장을 받은 그는 지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대기업 직원이다.

#2. 연극을 좋아했던 나형일(41·여)씨는 1996년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생활이 즐겁지 않았다. ‘학사경고’를 여러 번 받기도 했다. 자신이 생각한 연극인의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연극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연출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고 깨닫게 됐다. 졸업 후에도 방황을 계속하던 나씨는 우연히 해외를 떠나게 됐다. 여행 중 사고를 당한 그에게 다가온 것은 불행이 아니라 ‘꿈과 희망’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간호사는 외국인이던 그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폈고 나씨에게는 ‘간호사’라는 꿈이 생겼다. 지난 2011년 원광보건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해 2015년 원광대병원 국제진료협력센터에 입사했다. 지금은 그가 외국에서 받았던 돌봄을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되돌려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나씨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하니 즐거웠고 행복했다. 목표를 이룬 지금도 간호사라는게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을 입학하거나 졸업한 학생들이 전문대학을 다시 선택하는 이른 바 ‘유턴 현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6일 본지가 교육부의 대학정보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4년제에 입학하거나 졸업한 후, 다시 전북지역 전문대를 선택한 사례는 최근 3년간만 827건에 달한다.
2016년 268명에서 지난해에는 304명, 올해는 255명으로 추세가 꾸준하다.
대학가에서는 취업난과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문제가 이런 추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이 계속 하락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주된 이유라는 것이다.
전주비전대 관계자는 “대학 생활에 한 번 실패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확인하고 재입학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경우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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