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못 올린다'… 사립대 고사위기
'대학 등록금 못 올린다'… 사립대 고사위기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8.12.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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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19학년도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 2.25%
인상 대학에 `국가장학금 2유형' 신청 자격 안줘

교육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압박에 지방 사립대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정부 지원에 각종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서다.
26일 전북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4일 2019학년도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을 2.25%로 정했다. 대학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을 고시하고 최대 2.25%만 올릴 수 있도록 기준선을 정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런 기준과 관계없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은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국가장학금 2유형’에 신청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에도 지원할 수 없다. ‘등록금 인상은 곧 불이익’이란 관계가 성립하도록 만들어 놓은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내년에도 대학 등록금 동결이나 인하를 유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10여 년 째 등록금을 내리거나 동결하고 있는 전북지역의 사립대학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원광대학교의 경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등록금을 동결한 후 2012년 6.3%, 2013년 0.6%, 2014년 0.53%를 내렸다. 2015년부터는 다시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는 상태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다.
원광대 관계자는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재정은 악화되고 있지만 등록금을 올리면 정부의 사업을 따낼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북지역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70~80%다. 이미 일부 대학은 부족한 예산을 대학적립금을 털어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A사립대 관계자는 “인건비와 물가는 상승하고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데 등록금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급한 대로 적립금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사립대 교직원은 “급여는 정체돼 있는데 학교에서는 부족한 재정을 메꾸기 위해 발전기금 명목으로 월급에서 10% 가량을 기탁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계속되는 재정난에 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 교수 연구비 감소 등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전주대학교는 전임교원 1인당 교내 연구비가 2016년 364만9,000원에서 지난해 221만6,000원, 올해 151만8,000원으로 줄었다.
우석대학교도 2016년 127만3,000원에서 지난해 113만6,000원, 올해 49만2,600원으로 감소했다.
황인성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폭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동결이나 인하를 하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며 “대학의 재정난이 계속된다면 결국 교육 여건이 열악해지고, 교수가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등 피해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갈 것이다”고 우려했다. /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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