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지옥의 한 주일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지옥의 한 주일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12.27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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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옷장 속 겨울용 외투를 꺼내 입을 만큼 날씨가 충분히 추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코트를 꺼내는 순간 뭔가 일이 터졌다고 직감했다. 코트에서 작은 솜털 구름이 뭉게뭉게 빠져나오고 있었기에 말이다. 코트에 구멍이 났다. 아니다. 여러 개의 구멍에 쥐들이 솜털을 파헤쳐 놓았다. 수많은 구멍에다가 어느 것은 크기가 꽤나 크다. 헝겊을 대고 솜털을 나오지 못하게 막아 기워서 입고 다닐 용기가 없는 한 코트를 제대로 입을 수가 없게 되었다. 바로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으로 새 코트 하나를 주문했다.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웹사이트에서는 따뜻한 코트류를 반값에 팔고 있었다. 이제는 미국에 주문한 코트가 도착할 때까지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다음날 아침 뭔가 찾을 것이 있어서 6시에 일어났다. 알람시계가 깜박거리고 있었다. 자정 무렵 시간을 확인하는 걸 잊지 않았는데 말이다. 집안에 있는 전기 기구에서도 전혀 발광이 보이지 않는다. 전기가 나갔다 생각하며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이웃집들은 전기불이 켜져 있었다. 우리 집의 자동 차단기가 내려왔는지 확인하러 나갔다. 차단기를 올리니 바로 전기가 들어와 곧 데워졌다. 저녁에는 작은 냉장고 옆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동차단기가 내려가고 냉장고가 꺼져있었다. 냉동고 안을 비우고 고기를 조리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 강아지 녀석들은 음식 냄새에 코를 끙끙거리며 행복해했다. 그래 녀석들을 위한 조리다. 아무래도 내가 먹기에는 안전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녀석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냉장고 안의 음식을 내가 처리하도록 만든 것이다. 다시 새벽 2시에 일어났다. 전기가 나갔다. 매번 자동 차단기를 올려 작동시켰다. 냉장고 플러그를 빼지 않고 작동했더니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다행이다.
아침이 되었다. 전기가 나갔고 인터넷이 안 되었기에 확인을 하기위해 테블릿을 켰다. 인터넷이 안 된다. 그러니 메일 뉴스 날씨까지도 확인할 수 없다. 다시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 된다. 전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데 케이블 회사에 전화를 했다가 도움이 크게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학교로 갔다. 내 테블릿은 학교에서 운용하는 서버에 자동으로 연결이 되었다. 메시지 하나가 올라왔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사촌 Gary의 사망소식이다. 기이하게도 Gary 라는 이름을 쓰는 사촌이 두 명이나 있는데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다. 그는 암에 걸렸다. 나이가 더 많은 그는 나보다는 3년이 조금 안 넘는다. 18개월 전 내가 캐나다 집에 갔을 때 그가 암에 걸린 사실과 병마를 잘 견디어 내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의 딸 Samantha가 이번 여름에 결혼을 했고 결혼식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다. 특히 아빠 Gary와 함께 춤을 추는 사진들은 정말 멋있었다. 그는 아주 건강해 보였다. 분명 잘 견디어 내고 있었다. 그가 12월 3일 세상을 떠났다. 12월 3일은 나에게 연중 최악의 날이다. 우리 어머니께서 1986년 12월 3일 차사고로 돌아가셨다. 올해로 32년이 흘렀다. 처음으로 나는 그날이 다가와도 두렵지 않았다. 심지어 그날이 지나서야 알아차렸다. 슬픔이 처음부터 너무나 심하고 극심했기 때문에 11월은 항상 나를 비탄에 빠지게 만들었고 그녀의 기일까지 이어졌는데 이제는 사촌의 죽음이 그날의 슬픔에 더해지게 되었다. 심장이 잠시 멈추게 되는 사건들 중에 Gary의 사망소식은 또 하나의 사건이다. 수업에 참여하면서 나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이 칼럼을 쓰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외롭게 살고 있기 때문에 혼자만이 슬프다. 그래서 더 힘들다. 우리 가족들은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와의 추억을 기억하며 고통을 달랠 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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