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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에 심장충격기 설치” 전북도는 '글쎄'

김광수 의원, 경로당 응급장비 설치 의무화 법안 발의 도 관계자“ "기계 다룰 수 있는 사람 없인 무용지물" 대한심폐소생협회, “응급상황, 어르신들 사용에 편리

전북도가 노인이 많은 경로당에 심장충격기를 비치하는 것에 미온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업무 담당자는 “노인들이 충격기를 사용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까지 하고 있다. 경로당에 충격기를 비치하는 것은 국회 김광수 의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해 12월 통과돼 올해부터 시행된다.
2일 전북도 노인장애인복지과에 따르면 도내 경로당에서 심장 정지 환자가 생겼을 경우, 초기 대응이 가능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설치한 곳은 전체 6,721곳 중 237곳뿐이다. 100곳 중 3.5곳에만 AED를 이용한 응급조치가 가능한 셈이다.
AED는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줘 정상적인 박동을 찾게 해주는 기기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보건의료기, 구급차, 여객 항공기와 공항, 철도객차, 20톤 이상의 선박, 다중이용시설에는 반드시 AED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경로당은 그동안 설치 의무 장소에서 제외돼 설치율이 낮은 편이다.
전주 덕진구의 경로당에서 만난 정창모(81)씨는 “경로당은 대부분 70~80대 노인들이 다니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다”며 “언제든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노인들을 위해 장비를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7월 국회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 전주갑)은 경로당에 심폐소생을 위한 응급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경로당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법)을 발의했다. 또 국회는 이 법안을 같은 해 12월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올해부터 상시 인원 20명 이상 경로당이나 노인복지회관에서는 의무적으로 기기를 비치해야 한다. 국회도 경로당 내의 AED 설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 법안은 경로당을 설치·운영하는 사람에 대해 AED 등 심폐소생을 위한 응급 장비의 설치의무를 부여하고,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응급장비 설치와 교육의 필요성이 높지만 이에 관한 법적 근거와 현황은 미흡한데에 따른 조치다. 이번 법안 통과로 전국의 지자체에 AED 보급이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도 AED 필요성에 따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전북도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도 노인장애복지과 관계자는 “AED를 설치해도 어르신들이 어떻게 사용할지 의문”이라며 “응급시 119를 부르고 기다리지 그걸 누가 쓰겠나. 일정한 힘도 필요하고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젊은 사람과 전문 지식이 필요한데 무용지물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AED는 의학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도 음성 안내에 따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 기계에 내장된 패드를 가슴에 부착한 후 전기 자극 버튼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하다.
대한심폐소생협회 관계자는 “인지능력이 된다면 기계사용에 어려움은 없다”며 “심폐소생술처럼 많은 체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응급상황에서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ED만으로도 초기 회복이 가능한 환자도 있다. 관공서 차원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AED 교육의 보급도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용 원광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정지 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은 10분 정도다. AED를 사용하는 등 초기대처를 하지 않으면 생존해서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시골의 특성상 구급대 출동이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예산 낭비라는 생각보다는 설치 후 단 한명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