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등에 심장충격기(AED)를 설치하는 것을 두고 전북도청 노인시설업무 담당자가 "노인들은 충격기를 사용할 수 없어 무용지물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에 공분이 일고 있다. <본지 2019년 1월3일 보도>
국회에서 심장충격기 설치·교육 의무화 개정안이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전북 노인시설 행정의 사령탑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한 셈이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회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 전주갑)은 경로당에 심폐소생을 위한 응급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경로당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법)을 대표 발의했다. 노인 응급상황 발생시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대처 방안이다.
국회는 이 법안을 같은 해 12월11일 통과시켰다. 응급의료법 일부가 개정됨에 따라 상시 인원 20명 이상 경로당이나 노인복지회관에서는 의무적으로 AED 등 심폐소송생술을 할 수 있는 응급장비를 비치해야 한다. 동시에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전북도는 “노인들이 AED를 사용할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처와 상반된 입장을 보여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도 노인장애복지과 관계자는 경로당 등의 미흡한 AED 설치에 대해“AED를 설치해도 어르신들이 어떻게 사용할지 의문”이라며 “응급시 119를 부르고 기다리지 그걸 누가 쓰겠나. 일정한 힘도 필요하고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젊은 사람과 전문 지식이 필요한데 무용지물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광수 의원은 “이 법안은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로당 이용 노인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노인분들이 사용하지 못 할 것이다’,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현재 AED가 설치된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얼마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특히 “구급차가 올 때는 이미 늦다. 장비를 갖춰 놓고 노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상기 전북노인복지관 관장은 “연세가 많아 잘 못 알아들을 수 있지만 노인들이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면서 “노인들은 언제 어떻게 응급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사용할 수 있든 없든 꾸준히 교육을 시키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최락기 민주평화노인회 전북총회장은 "노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노인들이 옛날처럼 아는게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장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장비 활용 교육에 나서야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