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미래] 함께하는 가치, 사회적 농업
[경제와 미래] 함께하는 가치, 사회적 농업
  • 박 종 만 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 승인 2019.01.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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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생생지락하기 위해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도 기회 열어야”

 

서경에 생생지락(生生至樂)이라는 구절이 있다. 한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조선의 군주였던 세종대왕이 재위 32년 동안 꿈꿔온 목표이기도 하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자는 의미의 이 구절은 오늘날까지도 그 중요성이 계속되어 오고 있다. 아마도 급격한 도시화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가치가 아닐까 싶다.

온 국민이 생생지락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기회를 열어 놓아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이다. 사회적 농업이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활용해 사회 취약계층에게 교육‧돌봄‧고용 등 서비스를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사회 통합 및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1978년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인 아그리꼴뚜라 카포다르코(Agricoltura Capodarco)농장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곳에서는 농업인, 원예치료사, 정신과 의사의 도움으로 발달장애인, 약물중독자, 정신질환자들은 원예활동을 통해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얻고, 그 과정에서 그들은 고용의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농업을 통해 사회 취약계층들을 우리 사회에 소속시키고 함께 살아가게 만들어 주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농업의 활성화를 위해 2018년에는 농식품부가 9개의 단체를 선정해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에 전북 완주의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는 두레 농장에서 지역 어르신과 발달 장애아동들이 농작물을 함께 길러 로컬푸드(지역농산물)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 농업은 농업, 복지, 고용이 함께 어우러져 지역 공동체의 틀 안에서 조화를 이루게 해준다. 농촌의 공동체는 활력을 되찾게 되고, 농업은 복지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법이 되고 있다. 그래서 사회적 농업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회 취약계층까지도 행복하게 잘 살아야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나 사회적 통합을 넘어선 사회적 혁신이라고 표현되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농업은 농업이 가진 농작물 생산이라는 역할 외에 다른 기능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 기능은 바로 공동체 조직의 활성화이다. 사회적 농업을 매개로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한 일자리 창출,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생태‧먹거리 교육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농업의 공동체 문화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촌 및 농업활동의 다양한 가치를 바탕으로 아동, 장애우 및 사회 취약계층과 관련된 차별화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시작은 18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골 마을의 약사였던 앙리 네슬레(Henri Nestle)는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한 마음에서 우유를 원료로 유아식을 개발하면서 네슬레라는 회사를 세우게 된다. 측은지심을 발휘하여 만들어진 회사이다 보니 네슬레는 영양과 건강, 환경적 영향, 농촌 개발과 책임거래 등을 고려하여 경영하기를 원했고 150년이 넘도록 그 약속은 지켜오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네슬레라는 회사를 주목해야 할 점이다. 

오늘날, 농촌과 도시의 소득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고 농촌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더불어 사회적 서비스도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 농촌은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등으로 인해 농촌의 지속 가능성 유지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이고 의료, 교육, 문화, 복지 등 도시 대비 농촌지역의 사회적 배제가 심화되고 있어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사회적 농업을 통해 생생지락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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