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1.10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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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규의 `그리움처럼 고독이 오는 날'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외로움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것이다. 반면 고독은 내가 스스로 원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로움은 즐길 수 없는 처절함이요, 고독은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것이기도 하다. 
신영규의'그리움처럼 고독이 오는 날(문화발전소)'은 고독한 실존자의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처절하고 적나라하게 나열되어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외로움과 고독의 사전적 의미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철학적, 심리학적으로 보면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孤獨, solitude)은 확연히 다르다. 외로움은 내가 타인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거절당한 소외’를, 고독은 타인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자발적인 자기격리’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외로움과 고독은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전통적 의미의 가족은 곳곳에서 해체됐을 뿐만 아니라, 1인 가정이 늘어나고 있고 공동체도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로움은 현대인이 늘 느끼고 감당해야 하는 일상이 되었다. 즉, 외로움과 고독은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사람이 넘쳐나는 활기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외로움이 가득하다 보니, 이웃을 사귀고 친구를 가까이해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외로움과 고독을 즐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독을 해결하는 방법은 고독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독 예찬론자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다. 고독력을 키우면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감정을 소비하지 않게 되어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자연스럽게 연인과 배우자, 가족을 속박하지 않는다. 
저자는 사색 속에서 위대한 철학자가 되고, 유능한 종교적 선지자가 되며, 유명한 정치인도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고독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성과물이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를 사귀고 연인을 사귀고 술을 마시고 컴퓨터를 하고 각종 모임에서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떨고 논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외로움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 삶의 본질에 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의식의 각성을 경험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그러한 각성을 바탕으로 정신적인 성숙을 위한 새로운 차원의 삶을 선택하고 거기서 내면의 기쁨을 얻는다. 
저자도 그렇다. 인간은 결국 외로움과 고독을 뛰어넘는 기나긴 여정의 길을 걷는다. 그것은 깨달음에 대한 인간의 갈구이고, 그 깨달음으로 마침내 외로움은 더 이상 어두움과 우울함이 아닌 찬란한 고독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자 있는 시간은 인간을 더욱 성숙하게 만든다. 외로움은 사치지만 고독은 가장 친한 친구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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