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면에는 30km, 표지판엔 50km…
노면에는 30km, 표지판엔 50km…
  • 공현철 기자
  • 승인 2019.01.10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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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제한 제각각, 불안한 운전자
속도제한은 경찰, 시설물은 지자체가

#1. 운전자 박모(59)씨는 10일 오전 승용차로 전주에서 진안으로 가는 ‘전진로’ 달리다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도로는 시속 80㎞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지만 과속단속 카메라의 제한속도는 60㎞로 돼 있어서다.
박씨는 “이곳에 학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노인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도 없는데 갑자기 60㎞로 제한하는 과속단속 카메라가 나타나 당황했다”며 “80㎞인줄 알고 달리다가는 카메라에 찍히기 십상이고, 급정거로 인해 뒤따르던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2. 여성 운전자 권모(45)씨는 최근 전주 덕진구 대자인병원에서 안골사거리로 넘어가는 언덕위에서 뒤 따르던 차량의 경적소리에 진땀을 뺏다.
북일초등학교가 있는 이 일대는 어린이 보호구간으로 노면에는 속도 30㎞로 제한하는 표식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학교 앞에는 50㎞로 제한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혼란을 겪은 탓이다. 권씨는 “30㎞로 제한하는 표식에 따라 속도에 맞춰 운행했는데 뒤에 오던 차량들의 짜증 섞인 경적소리에 놀랐다”며 “30인지, 50인지 어떤 속도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도내 일부 주요 도로에 교통시설물에 대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경찰이 속도제한 결정과 과속단속 카메라 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교통시설물을 담당하는 각 지자체의 정비가 원활하지 못한 탓이다.
행정구역이 다른 도로의 경우 더욱 심각한 경우도 있다.
양모(38)씨는 “전주박물관에서 김제 금구면 방향 도로의 경우 들쭉날쭉한 속도제한 표지판이 여러 개 설치돼 있었다. 전주시와 김제시 두 지자체에 수차례 정비를 요구했지만 ‘관할이 아니다’며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면서 “수개월동안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최근에야 표지판을 일원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는 도로교통시설물 정비 주체가 이원화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입을 모은다. 차량 운행 속도 제한 권한은 경찰이 갖고 있지만, 교통시설물 설치·관리는 각 지자체가 맡고 있어서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정부의 '안전속도 5030’정책에 따라 도심주요 간선도로의 제한속도는 50㎞에서 60㎞로 제한되고 있다. 해당 정책은 2022년까지 간선도로 왕복4차로 이상은 시속 50km로, 이면도로와 어린이보호구역 등은 시속 30km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현재 도심 도로 대부분을 하향 조정해 50~60km로 제한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순차적으로 속도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제한 대상 구간은 지자체와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교통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속도제한 구간이 결정되면 그 구간에 맞는 시설물들을 제작한 뒤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문제가 된 구간은 확인을 통해 하루 빨리 정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공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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