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려진 마음을 생략의 언어로 드러내다
인간의 가려진 마음을 생략의 언어로 드러내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1.20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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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강지음 개인전

강지음씨가 2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가나인사아트센터 내)에서 여섯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우리의 가려진 마음을 차갑고 건조한 생략의 언어로 당돌하게 드러낸다. 그림은 숭고한 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간단명료하면서도 충분히 보여준다. 어둡고 적막한 여러 홀 속에서 자유를 획득한 내면의 진실이 절망이 아닌 우주를 향한 생명의 통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람 속에 깃든 상처의 힘이다. 

인간 정신의 주파수를 여러 갈래로 펼쳐지게 하는 힘을 가진 작가의 그림은 공장 한구석에 버려진 구멍 뚫린 쇳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가운 메탈 느낌 속에서 샤갈의 색조와 꿈틀거림이 엿보인다. 작품 속 눈을 뗄 수 없는 이 검은 구멍들은 순도 높은 절망처럼 자칫 거북해 보이기도 하지만, 미련이 깊게 담긴 홀이다. 결국 우리네 삶이란 절망처럼 보이는 어두움 너머 어딘가에 갈급한 위로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세계 앞에서 우리는 어느새 스스로 자유를 채비하게 된다.
사람은 여러 채널의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중에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고통들도 상당히 많다. 갑작스럽게 커다란 공포나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끼게 되면 이들의 작은 통증 감각은 순식간에 마비된다. 극심한 통증을 거치고 나면 작은 고통들도 함께 마비되어 사라지고 이때 반대로 극심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인간이 번지점프를 하는 이유다. 어쩌면 인간의 행복이라는 것은 쾌감의 가미가 아닌 고통의 생략인지도 모른다. 꾸밈과 가식을 단호히 생략할 수만 있다면 진실은 극한값을 얻게 될 터이다. 
작가는 인하대학교 미술과 및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인하대학교 강사를 역임한 가운데 지금은 김제 작업실에서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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