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달그락]청소년 노동인권 보장, 갈 길이 멀다
[달그락 달그락]청소년 노동인권 보장, 갈 길이 멀다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2.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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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의 인권이야기

 

전북도 내 특성화고등학교에 여러 날에 걸쳐 인권강의를 갔을 때, 한 반의 절반이 넘는 청소년들이 강의에 집중하지 못 하고 엎드려 자는 일이 있었다. 여러 반의 이야기다. 다가가서 깨워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활용해도 잠에서 헤어나지 못 하고 요지부동이었다.
학급 임원의 이야기를 통해 이 반의 절반이 넘는 청소년들이 하교 후 새벽 1~2시까지 PC방이나, 음식점, 편의점, LPG충전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르바이트로 인한 피로 때문에 두 눈이 충혈 되고 머리는 감지도 못한 채 어렵게 등교를 한 상황이다.

안타까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기에 준비한 교육자료를 뒤로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기나 이유를 묻고 답하며 ‘청소년의 노동’을 주제로 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급한 대로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스크린에 띄우고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을 소개하였다. 자연스럽게 최저시급과 최저일급, 근로계약서의 작성과 교부, 임금지급의 4대원칙, 부당노동행위 시 근로감독관을 통한 구제방법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하는 중간 중간에 한 사람 두 사람씩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서 자신의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말하기 시작했고, 동일한 경험을 한 청소년들의 호응이 일어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일을 그만 두려면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해 놓고 나가라’는 사업주의 말에 한 달 보름이 넘도록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 청소년, 헬멧을 안 쓰고 배달오토바이를 타다가 받은 범칙금을 내야하는데 사업주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아 답답하다는 청소년의 말은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모두가 지난 2012년의 이야기다.
2019년 현재는 어떠할까?
6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청소년의 노동환경은 인권의 사각지대와 같다. 취업관련 교육기관도 청소년이나 사회초년생 취업희망자에게 노동인권을 알리지 않는다. 이를 의무화할 제도적 장치도 없다.
그러나 직장 내에서의 예절, 정직하고 성실한 근무태도(직업윤리) 등은 교과로 마련하거나 강조하는 사례가 있다. 퇴사하겠다고 하니 그 때서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받았다는 사례, 직장 동료들로부터 특정 종교를 신앙할 것을 지속적으로 강요받았다는 사례 등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이 예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청소년이나 사회초년생 등 약자에게 얼마나 잔혹하게 몰아붙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청소년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배우고 느끼는 기회로 아르바이트 할 것을 권유하지 못 한다. 이와 같은 권유의 말은 적어도 우리의 사회에서는 “사회가 얼마나 추악하고 냉정한지 나가서 당해봐라. 그래야 부모 고마운 줄 안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한옥 대표, 청소년자치연구소 실천연구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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