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의고장김제이야기](32)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김제 망해사(望海寺)
[지평선의고장김제이야기](32)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김제 망해사(望海寺)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3.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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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에서 갈라진 모악기맥은 김제 동부의 엄뫼 모악산에서 정점을 찍은 후 김제만경 평야를 지나 서해의 끝, 진봉산 ․ 봉화산으로 갈무리된다. 김제의 산, 들, 바다로 이어지는 서쪽 끝자락에 진봉반도가 서해로 돌출되어 있는데, 바다를 향해 봉(鳳)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여 진봉반도, 진봉산, 지금의 진봉면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진봉산의 산허리 북서향에 바다를 향한 절집, 망해사가 자리한다. 망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7교구 금산사의 말사로 642년(의자왕 2) 거사 부설(浮雪)이 창건하였다는 설과 754년(경덕왕 13) 법사 통장(通藏)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이후 조사 진묵(震默)이 중창하였다고 하며, 중창 시기로 1589년(선조 22)과 1624년(인조 2)이 거론된다. 

절집의 이름 망해사(望海寺)를 풀면 ‘바다를 바라보는 절집’이라는 뜻인데, 이른 창건과 유래에 비하면 규모가 매우 단출하다. 본전인 극락전(極樂殿)과 지방문화재인 낙서전(樂西殿 : 문화재자료 제128호), 그리고 요사채인 청조헌(聽潮軒)과 삼성각(三聖閣), 진묵조사가 중창시 심었다는 망해사 팽나무(시도기념물 제114호)가 있다. 
서쪽 바다와 낙조를 즐기는 낙서전(樂西殿)과 밀물과 썰물의 소리를 듣는 청조헌(聽潮軒)이라는 전각명이 말해주듯이, 망해사는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기 전까지 절집 앞마당 바로 아래까지 매일 바다가 밀려 왔다가 밀려가고 서해 낙조가 장관을 이루는 고졸하면서도 빼어난 경승지였다. 
현재 새만금개발은 간척토지 28,300ha와 호소 11,800ha를 조성하고 경제 · 산업 · 관광을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목표로 사업 추진 중에 있다. 이제 바다는 인력에 의해 멀리 밀려나고 망해사 절집 앞은 퇴적지와 내수면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툭 터진 바다 쪽 전망과 서해의 노을은 망해사와 함께 있다. 
그리고 망해사의 뒷산 진봉산 전망대에서는 장엄한 서해의 낙조와 수평선, 먹이고 살리는 땅 김제 만경들과 지평선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제 봄이 극을 이루면 진봉산 서북향으로 겹벚꽃 꽃무리가 황홀하게 물들 것이고, 꽃잎 흩날리는 날은 꽃잎 융단 위를 걷는 별천지의 경험도 할 수 있다.
어느 날 삶의 고단함이 어깨를 내리누른다면 김제의 서쪽 끝 망해사에 들르시길 권한다. 그 오래되고 검박한 절집에서 툭 터진 전망과 서해낙조를 바라보며 머리에 든 불을 내려놓고 마음 쉬어 가시길. 긴 시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해 낙조 경승지에 의탁해 위안 받으시길 권해 본다. 
그리고 가만히『만경일기』에 실린 만경현 현령 김현의 시로 김제의 바다를 불러본다. “저물녘 망해사 들어가니 절은 바다 서쪽에 있네.(暮投望海寺 寺在海西頭) 바람은 구름, 연기 모두 거둬가고 조수는 아득한 천지에 밀려온다.(風捲雲烟盡 潮生天地悠)”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학예연구사 정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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