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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엄정대응… 몰카범 구속 `전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몰카범 검거 20건 중 구속 0건 경찰 “법의 한계, 초범-단순 호기심 구속 수사 불가"

경찰이 불법촬영 행위 등을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구속수사 원칙을 발표했지만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연예인 단톡방 몰래카메라 유포 사건 등 불법촬영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여론에 떠밀려 큰소리만 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전북지역에서 불법촬영혐의로 검거된 피의자는 20명이지만 구속자는 한 명도 없다.
지난 1월 경찰청과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7개 정부기관이 불법음란물 유통 근절을 위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책을 마련한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방지책 주요내용은 ‘불법음란물 생산?유통을 신속히 차단하고, 웹하드 카르텔 주요 가담자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등 강력 처벌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북지역 몰카 범죄 구속률은 0%로, 구속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던 것과 상반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과 상습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기 때문에 단순 호기심에 대해서는 구속수사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촬영물을 가지고 협박하는 등 다른 범죄행위가 이뤄질 경우 법리 선택이 달라져 구속이 가능하다”면서도 “‘단순히 촬영했다’는 이유로 영장 신청을 해도 구속 사유가 성립되지 않아 기각된다”고 말했다.
결국 법이 바뀌지 않는 한 단순 호기심에 의해 촬영한 경우 처벌 강도에 변화는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초소형카메라를 유통하거나 불법 촬영물 소지자에 대해 단속 방법과 처벌안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중 카메라이용등촬영죄에 따르면 타인의 동의 없이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할 경우, 이에 따른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판매ㆍ유포ㆍ전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카메라 유통과 불법 영상물 소지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지난 2015년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소형 카메라 판매자와 소지자 모두 관할 지방경찰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19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논의도 못한 채 폐기됐다.
이후 지난해 8월 31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여성가족부 장관)은 ‘변형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변형카메라를 개인이 소지했을 때 신상정보 등을 등록해 무분별하게 구매할 수 없도록 사전규제를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법안은 절차에 따라 입법 공청회를 기다리고 있다.
전북여성협회 관계자는 “몰카 범죄는 남녀 구분 없이 큰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단순 초범이어도 강력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범죄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불법 촬영을 목적으로 카메라를 판매한 사람과 불법 촬영물 소지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법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정부가 주장하는 ‘몰카 없는 안전한 사회’는 찾아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